인류는 이미 90만년 전 멸종 위기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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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이미 90만년 전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으로 대멸종 위기를 겪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베이징과학대, 중국 화둥사범대가 이끈 국제 공동연구팀은 현대인 유전 염기서열 3154개를 역추적해 과거에 발생한 인구 규모의 변동을 알아내고 이같은 결론을 내린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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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이미 90만년 전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으로 대멸종 위기를 겪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베이징과학대, 중국 화둥사범대가 이끈 국제 공동연구팀은 현대인 유전 염기서열 3154개를 역추적해 과거에 발생한 인구 규모의 변동을 알아내고 이같은 결론을 내린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과거의 인구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핏콜(FitCal)'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아프리카 지역 10개 집단과 비아프리카 지역 40개 집단에 속하는 3154명의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약 93만년 전 번식 가능한 인류 개체수가 1280명 밖에 남지 않은 인류병목현상(bottleneck)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인류병목현상은 개체군 병목현상의 하나로, 자언재해나 인재 등으로 집단의 상당수가 사망해 특정 개체의 유전자가 크게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병목현상은 이후 11만7000년 간 지속되면서 당시 인류가 멸종 위기에 이르렀다. 당시는 현 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하기 전으로, 데니소바인, 네안데르탈인, 호모사피엔스의 공통 조상인 고대 인류가 아프리카 등지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지속된 병목 현상으로 이들 인구의 98.7%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류 멸종을 야기할 정도로 심각한 병목 현상이 일어난 원인이 기후 변화에 있다고 분석했다. 빙하기가 길어지면서 해수면 온도가 낮아졌고, 아프리카 등지에 오랜 가뭄이 발생하며 재생산인구가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연구를 통해 밝혀진 플라이스토세의 기후 변화 데이터와도 일치한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일각에선 연구 결과에 대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닉 애슈턴 영국 대영박물관 박사는 "연구 결과를 인류 화석 증거와 비교해 검증해야한다"며 "만약 80~90만 년 전 인간이 아프리카 안팎으로 퍼져 있었다면, 병목현상의 영향은 한정적이거나 단기간 안에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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