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가능 vs 조별리그 탈락'...'역대급 죽음의 조' 이강인과 PSG, 평가 극과 극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파리 생제르맹(PSG)의 2023-24시즌 챔피언스리그(UCL)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모나코에 위치한 그리말도 포럼에서 2023-24시즌 UEFA UCL 조 추첨식을 개최했다.
1포트에는 2022-23시즌 UCL, 유로파리그 우승팀과 UEFA 랭킹 최상위 리그 우승팀이 배치됐다. 따라서 맨체스터 시티, 세비야, 바르셀로나, 뮌헨, 나폴리, PSG, 벤피카, 페예노르트가 1포트에 해당된다.
나머지 2~4포트는 UEFA 클럽 랭킹에 따라 배정된다. 2포트에는 레알, 맨유, 인터밀란, 도르트문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RB라이프치히, FC포르투, 아스널이 배정됐다.
샤흐타르 도네츠크, 레드불 잘츠부르크, AC밀란, SC 브라가, 아인트호벤, 라치오, 츠르베나, 즈베즈다, 코펜하겐이 3포트에 해당된다. 마지막 4포트에는 영 포이즈, 레알 소시에다드, 갈라타사라이, 셀틱, 뉴캐슬 유나이티드, 유니온 베를린, 앤트워프, FC 랑스가 속했다.
2015-16시즌부터 달라진 포트 배정 방식으로 인해 죽음의 조가 많이 탄생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조편성에서 죽음의 조에 속하지 않기 위해선 3포트에선 AC밀란과 라치오, 4포트에선 뉴캐슬과 베를린을 피해야만 했다.
야속하게도 3포트와 4포트에서 제일 피해야 할 AC밀란과 뉴캐슬이 모두 이강인이 활약 중인 PSG와 같은 F조로 편성됐다. 2포트에서 도르트문트를 만나게 된 PSG는 역대급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조편성이 발표된 후 미국 'ESPN'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이번 시즌 UCL 조별리그 중 가장 어려운 조다. 중립 팬이라면 최고의 조편성이겠지만 네 팀 중 한 구단을 응원하는 팬이라면 악몽이다"며 역대급 죽음의 조가 탄생했다는 사실을 조명했다.
그래도 매체는 PSG의 전력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PSG는 세계 최고의 선수인 킬리안 음바페를 보유하고 있기에 가냘픈 조 1위 후보가 되어야 한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PSG가 좋은 팀처럼 플레이하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 이후 PSG는 조별리그를 통해 한계에 대해 시험받을 것이다. 음바페와 PSG는 가장 힘든 그룹을 통과해야만 한다"며 PSG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조별리그 예측 순위에서도 PSG는 1위였다. 'ESPN'은 PSG-뉴캐슬-AC밀란-도르트문트 순으로 순위를 예측하면서 "PSG, 뉴캐슬, 밀란이 2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도르트문트는 분명히 다른 팀보다 뒤쳐져있다. 밀란과 뉴캐슬 사이에서 2위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UCL 대회 경험이 부족하지만 뉴캐슬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2022-2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위를 차지했던 도르트문트가 낮게 평가된 이유는 주드 벨링엄의 공백 때문이었다. 매체는 "도르트문트는 2023-24시즌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었고, 이번 여름 벨링엄을 레알 마드리드에 잃으면서 미드필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AC밀란도 산드로 토날리 등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고 새롭게 리빌딩한 상태지만 "좋은 영입을 통해 다른 구단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크리스티안 풀리시치, 루벤 로프터스-치크, 사무엘 추쿠에제는 모두 훌륭한 영입생"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축구 통계 매체인 'OPTA'는 조편성 후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파워랭킹을 통해 조별리그 전망을 내놓았다. 역시 최악의 조는 PSG가 속한 F조였다. OPTA 파워랭킹에서 9위를 달리고 있는 뉴캐슬이 91.1점, 90.3점인 도르트문트가 14위, 89.7점인 AC밀란이 15위였다. 놀랍게도 현재 경기력이 제일 저조하다고 평가받는 팀이 PSG였다. 89.4점으로 20위였다. 4팀의 전력 차이는 1.7점에 불과했다. 그만큼 전력상의 차이가 적다는 이야기다.
PSG의 조편성에 대해선 "가장 불운한 조편성이었다. AC밀란과 뉴캐슬이 포함되면서 3포트, 4포트에서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났다. 따라서 PSG와 도르트문트는 토너먼트 진출 확률이 모두 크게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OPTA가 예측한 16위 진출 가능성이 높은 16팀 명단에도 PSG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뉴캐슬이 58.5%로 조 1위, 도르트문트가 51.4%로 2위, AC밀란이 46.2%로 F조 3위에 해당했다. PSG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C밀란보다도 낮게 평가된 것이다.
극과 극으로 평가가 엇갈리는 와중이지만 PSG는 UCL 조별리그에서만큼은 매번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PSG는 카타르 자본에게 인수된 후 2012-13시즌부터 UCL에 돌아왔는데 지금까지 단 1번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적은 없다. 무시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닌 이유는 PSG가 죽음의 조에 편성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2018-19시즌에도 PSG는 죽음의 조에 속했다. PSG, 나폴리, 리버풀, 즈베즈다로 매우 까다로운 조편성이었지만 PSG는 3승 2무 1패로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2020-21시즌도 마찬가지였다. PSG는 라이프치히, 맨유, 바샥셰히르와 같은 조로 묶이면서 또 한번 어려운 조에 편성됐다. 이때도 PSG는 4승 2패로 조 1위로 토너먼트 진출권을 가져왔다.
맨시티, 라이프치히, 클럽 브뤼헤와 같은 조로 편성됐던 2021-22시즌에는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1위 맨시티와의 승점 차이는 불과 1점에 불과했다. PSG가 UCL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할 수 있는 건 16강 이후 토너먼트 단계부터다.
조별리그에서만큼은 지난 10년 간 PSG만큼 꾸준한 성적을 내는 팀이 거의 없다. 거의 2년마다 한번씩 죽음의 조를 경험했지만 PSG는 죽음의 조에서 패자가 된 적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16강 진출에 실패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조편성이다. 완전히 리빌딩 중인 PSG의 전력이 얼마나 빠르게 조직력을 높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또한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 AC밀란의 산 시로,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 모두 원정 팀들의 지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PSG 역시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강한 모습이지만 원정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따라서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강인은 4년 만의 별들의 전쟁에 복귀했다. 발렌시아에서 차세대 슈퍼스타로 인정받던 2019-20시즌 UCL 무대를 밟았던 이강인이다.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는 못했다. 16강까지 진행된 8경기에서 당시 이강인은 5경기를 출전했지만 124분으로 출전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18세 6개월 30일이란 어린 나이에 UCL에 데뷔한 이강인은 한국인 역대 최연소 UCL 데뷔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발렌시아의 부진, 마요르카 이적 등으로 인해 UCL 무대에서 활약할 순 없었다. PSG로 이적하면서 다시 별들의 전쟁으로 복귀한 이강인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동기부여가 클 것이다. 4년 전에는 어린 유망주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떳떳하게 PSG에서 주전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성장한 이강인이다. 별들의 전쟁에서 이강인이 얼마나 활약할 수 있는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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