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성장, 기회 열렸다"…동남아로 향하는 제약사들
"K제품 선호 높고 성장 가능성 커"
"인건비 등 가격경쟁력 있어 선호"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시아가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다. 미래 먹거리를 찾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동남아 진출 활동이 활발해졌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은 최근 베트남 제약회사 필인터파마의 모기업 필인터내셔널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 판매를 위한 제품 위수탁 개발·생산·공급 관련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 2월에도 동구바이오제약은 라오스 최대 민간기업 엘브이엠씨홀딩스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라오스 현지에 한국 제네릭(복제약) 생산을 위한 의약품 생산 공장 설립과 인도차이나 반도 대상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필리핀 헬스케어 그룹 에디제이션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필리핀 현지에 피부과 병원 개설 및 의약품·화장품 진출을 준비 중이다.
동구바이오제약에 따르면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의 제약시장 규모는 약 200억 달러(약 26조원)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성장 국가인 베트남의 지난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82억 달러(약 10조6600억원·베트남산업조사컨설팅)로 추정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와 다국적 제약사 투자 활성화로 인해 연간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남아 지역의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 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22년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 해외인식도' 자료에서 응답자의 72.8%는 "한국 바이오·헬스 제품 구매에 문화콘텐츠 등 한류가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동남아, 미국 등에서 70% 이상이 이 같이 답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에서 K-뷰티, K-제약 등 한국산 바람이 불고 있다"며 "특히 피부, 미용, 성형에 대해선 일본보다 한국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 전략적으로 파고들기 쉽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 등 가격 경쟁력도 높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인건비 등에서 국내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어 동남아를 메인으로 해 유통망을 넓혀가려고 하는 회사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폐쇄 국면이 끝난 후 기업들이 어려워진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로 나가려고 할 때 동남아 시장은 한국 의료, 의약품에 대한 니즈가 큰 시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화약품도 최근 베트남 약국 체인 운영 기업인 '중선파마'의 지분 51%를 약 391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했다. 중선파마는 베트남 남부 지역 내 140여개 약국 체인을 운영하면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활명수', '판콜', '잇치' 등 일반의약품의 베트남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7월 베트남 현지 유통사 PCVN과 화장품 뉴라덤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동남아 공략에 나섰다. 뉴라덤은 독자 기술(M.Biome)을 기반으로 개발한 코스메틱 브랜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은 화장품 소비 성향이 높은 젊은 인구가 많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빠른 성장률을 보인다는 점에서 대단히 매력적인 국가"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 7월 태국 정부 산하 국영 제약사 GPO와 태국 내 자체 백신 생산 및 개발 인프라를 구축키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가 중장기적으로 협력해 태국 및 아세안 지역에서 백신 자국화를 도모하고 팬데믹 대응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실행할 첫 단추로 SK의 독감백신 생산 기술을 태국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동남아에서 태국은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함께 가장 큰 의약품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고령화에 따라 의약품 수요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는 태국 의약품 시장이 2021년 약 2000억 바트(약 7조4740억원)에서 2027년 2790억 바트(약 10조4234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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