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사과한 경찰…스쿨존 속도제한 ‘그대로’ [친절한 뉴스K]
[앵커]
경찰이 오늘(1일)부터 밤 시간대 스쿨존에서의 속도 제한을 본격적으로 완화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해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시간제 속도제한 시행, 이미 전국 8곳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요.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말에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친절한뉴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스쿨존, 어린이보호구역, 같은 말입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특수학교, 또 정원 100명 이상인 어린이집 주변 도로에 지정할 수 있습니다.
다른 구역과 구분되도록 도로 면 색이 다르고요.
더 눈에 띄기 위해 신호등을 노란색으로 칠해두기도 하고, 어린이보호안내표지판을 설치하기도 합니다.
또 이곳을 지나는 차량 등의 속도를 강제적으로 줄이기 위해 도로를 아예 S자 형태로 만들기도 합니다.
한창 활발한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니, 어른들은 차를 천천히 조심스럽게 몰아야 하는 거죠.
제한 속도는 시속 30km 이하, 밤낮없이 적용됩니다.
어린이들, 밤에는 학교나 유치원도 끝났고 밖을 잘 돌아다니지 않는 시간이니, 속도 제한을 좀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지난달 14일 : "심야시간에 아이들의 통행이 없는 시간에도 계속해서 그 제한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냐,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것 때문에 안전 제고의 목적보다도 오히려 시민들의 불편을 더 많이 초래하는 것이 아닌가..."]
김 대표는 "도로 제한속도가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살펴봐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는데요.
물론, "현장에서 혼선 없도록 적극적인 의견수렴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 경찰청이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스쿨존에 '시간제 속도제한', 즉 심야시간인 밤 9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제한속도를 시속 30km에서 시속 50km까지 조정한다는 내용입니다.
시행 시기는요. 9월 1일로 정했습니다.
보도자료 배포 단 사흘 만이죠.
이때 경찰청 발표, 전국 모든 스쿨존에 적용되는 뜻으로 받아들여 졌습니다.
실제 이날 대다수 매체는 그렇게 보도했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금 스쿨존에 설치된 안내 표지판 등 게시물 교체만 해도 사흘 안에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보도자료 배포 다음 날이죠.
경찰청은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은 이미 시범 운영하고 있는 전국 8곳에서 실시하고, 이후 지역 실정에 맞춰 확대할 예정이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시범운영하던 곳 정식 시행하는 거고, 이후 확대해보겠다' 하루 만에 말을 바꾼 거죠.
그렇습니다.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 시범 운영은 이미 하고 있습니다.
서울, 광주, 대전, 경기에 1곳, 인천에 4곳 해서 이 8곳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지정된 곳이 아니라, 기존 구역입니다.
사실상 바뀐 건 없습니다.
이 시범 운영된 스쿨존의 통행 속도는 7.8% 증가했습니다.
제한속도 준수율은 113%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시민 반응은 아직 엇갈리는데요.
[김석훈/서울 성북구 : "편하게 달릴 수 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강준영/인천 연수구 : "시속 50km니까 차에 치일 것 같아서 좀 무서웠어요."]
경찰은 결국 사과했습니다.
어린이 안전과 직결되는 정책인데, 오락가락 섣불렀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당초 발표대로라면 오늘부터 밤 시간대 스쿨존에서 50km까지 속도를 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에 자칫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바뀐 건 없는 만큼 제한 속도 30km를 준수하는 안전 운전, 꼭 필요합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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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목 기자 (o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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