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정말 어렵네요"…강정호·김하성도 그랬다, 김휘집도 그렇게 성장해간다[SPO 인터뷰]
[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야구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매일매일 느끼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휘집(21)은 팀이 많은 기대를 하는 특급 유망주다. 2021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입단한 뒤 지난해부터 본격 주전 유격수로 나서고 있다.
김휘집은 지난해 잊지 못할 한 시즌을 보냈다. 내야 사령관으로서 데뷔 후 가장 많은 112경기를 뛰었고, 포스트시즌 경험은 물론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비록 우승이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시즌이었다.
올 시즌 초 김휘집은 주로 핫코너를 지켰다. 외국인 타자 에드슨 러셀이 합류해 유격수 자리를 내줬고, 3루수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이었지만,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
김휘집이 시즌 중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자리를 이탈한 사이 팀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 러셀이 부상으로 팀을 떠나 유격수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김휘집은 복귀하자마자 유격수 중책을 안고 그라운드에 섰다. 심지어 타순도 4~5번 중심 타자로 나서며 공수 모두에서 어깨가 무거워졌다.
데뷔 3년차를 맞이한 김휘집에게 올 시즌은 그리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고 있다. 팀도 리그 최하위(48승 3무 70패)로 떨어졌고, 공수에서 마음대로 풀어가지 못하는 탓에 최근 김휘집의 얼굴에는 먹구름이 가득했다.
실제 김휘집은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팀이 0-4로 뒤처진 4회초 무사 1,3루에서 유격수 뜬공에 그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분을 삭이지 못해 이목을 끌었다. 자신에게 화가 난 듯 헬멧으로 자신의 머리를 쳐 자책했고, 이 장면을 많은 커뮤니티를 타며 화제가 됐다. 근래 답답해하는 김휘집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상황이었다.
최근 스포티비뉴스와 만났던 김휘집은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는 “타격이 하루하루 정말 다르다. 야구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매일매일 느끼고 있다”라며 “올해 4번타자로 처음 나서고 있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는 만큼 잘 잡아야 하는데 마음처럼 잘되지 않는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어쩌면 가혹할 수도 있다. 이제 겨우 프로 3년차, 풀타임 2년차 선수에게 공격의 핵심인 4번타자와 수비의 중심인 유격수라는 큰 숙제를 내려졌기 때문이다. 공격에서는 팀에 득점을 안겨줘야 하고, 수비에서는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하나만 신경 써도 머리가 아플 시기인데, 두 가지 모두 생각해야 하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휘집은 “공격과 수비의 분리를 잘해야 한다. 수비를 못해도 타격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이고, 그게 가장 중요하다. 사실 당연히 쉬운 건 아니지만, 최대한 따로따로 생각하려 한다. 나는 수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격은 운이 따를 수도 있지만, 수비는 그런(운) 것이 없다”며 중심타자와 내야 사령관 모두를 소화하는 것에 대해 자기 생각을 얘기했다.
김휘집의 성장기는 히어로즈산 유격수로 KBO리그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강정호(36)와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떠오르게 한다. 강정호와 김하성은 모두 팀의 유격수와 중심 타자로 나서며 메이저리그에도 진출하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완성했다.
물론, 강정호와 김하성도 처음부터 잘하지 못했다.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고, 매년 발전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유격수로 성장했다. 뜻대로 안 풀리고 힘들어하는 김휘집의 2023시즌도 성장하는 과정 중 하나다.
김휘집은 “이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 (강정호, 김하성) 선배님들처럼 잘하면 좋겠지만, 지금 당장 그렇게 할 수 없다. 오늘보다 내일, 그보다 모레 한 단계씩 더 발전하며 선배님들을 (목표로)보고 야구하겠다. 사실 난 어릴 때부터 특별한 재능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것 같다. 안심하는 순간 남들보다 부족할 수 있기에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김휘집은 “팀의 주전 유격수가 되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있다. 마음처럼 되지는 않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최대한 다하겠다. 또 구단도 많은 기회를 주셨기에 그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도 강하다”라며 “경기에서 승리해 팬들에게 최대한 많은 행복을 누리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또 팬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많이 발전하겠다”며 힘찬 각오를 다졌다.
한편 김휘집은 지난달 3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전에서 4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맹활약했다. 2-2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12회초 무사 만루에서 구원 투수 최민준의 시속 142㎞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직접 때리는 큼지막한 2타점 2루타로 결승타를 만들었다. 이날 최종 성적은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 팀의 8-3 승리에 힘을 보태며 3연패를 끊어냈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김휘집. 그의 성장세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휘집 정보
생년월일: 2002년 1월 01일
2021년 키움 히어로즈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
2023시즌 88경기 타율 0.253(293타수 74안타) 7홈런 3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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