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라즈마 “혈장 공급 불균형 해소, 정부‧규제기관‧기업 협력해야”
“국가 간 혈장 거래·품질 규제·시설 기술이전 중요”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각국 정부가 국가 간 혈장 거래가 가능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정을 정비하고, 규제기관은 혈장 품질 유지를 위해 규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은 품질을 중요시하는 규제에 따라 혈액제제를 생산, 공급하면서 궁극적으로 기술이전을 통해 혈액제제 자급화가 어려운 나라에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허지호 SK플라즈마 전략추진실장은 1일 파르나스호텔에서 개최된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2023’(GBC2023) 혈액제제&백신 접근성 포럼 주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표 주제는 ‘글로벌 혈장분획제제(PDMP) 접근성 강화 및 혈장 공급 불균형 해결방안’이다.
혈장분획제제는 혈액 내에 함유된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항응고인자 등 특정 단백질을 변질시키지 않고 필요한 성분을 분획 추출해 정제한 의약품을 뜻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필수의약품으로 등재돼 있다. 종류에 따라 대량 출혈에 따른 쇼크, 화상 등으로 수분과 알부민이 대량 유실된 환자나 면역기능이 약화된 환자, 혈우병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이다.
허지호 전략추진실장은 “글로벌 곳곳에서는 혈장분획제제를 적시에 공급받지 못해 전 세계 혈우병 환자의 2/3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십만명의 신생아가 사망하거나 뇌손상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수의약품인 혈장분획제제 공급이 스스로 가능한 국가도 제한적이다. WHO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171개 국가 중 34개국만이 자국에서 혈장분획제제를 생산할 수 있다. 혈장분획제제를 사용하고 있지 못하는 국가도 16개국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혈장분획제제를 만들 수 있는 혈장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출산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노년층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헌혈 인구가 줄었다. 우리나라의 혈장 자급률은 50% 수준으로 감소했다.
해외 수급은 일부 국가에서만 수입이 가능해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수출하는 혈장의 평균가격은 코로나19 시기에 급격히 늘어났다. 미국의 수출용 혈장 평균가격은 2016년 리터당 156달러에서 지난해 228달러까지 연평균 24.3% 증가했다.
허 전략추진실장은 “분획용 혈장의 약 66%는 미국에서 공급되고 있다”면서 “한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국가 간 혈장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등 혈장 수급이 매우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허 실장은 혈장 수급 불균형과 혈장분획제제 자급화 한계 등을 극복하기 위해 3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각국 정부와 규제기관, 기업에 제시하는 의견이다.
허 실장은 “정부와 규제기관, 기업들이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국가 간 혈장 거래를 촉진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혈장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제 등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허 실장은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은 혈장의 품질”이라면서 “기업은 규제에 따라 혈장을 수집하고 제제를 생산, 공급하고 기술이전을 통해 자급화가 어려운 국가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플라즈마는 인도네시아 혈장분획제제 자급화를 위해 기술이전을 진행했다. 올해 3월 인도네시아 보건부로부터 혈장 분획 공장 건설과 관련한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성사된 공장 수출 규모는 3000억원 상당이다. 인도네시아에 건설될 SK플라즈마 혈액제제 공장은 연간 100만리터 원료 혈장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는 이를 통해 혈액제제 자급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실장은 “혈장분획제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으면 취약 국가의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국가 간 의료 격차를 줄일 수 있다”면서 “높은 품질의 혈장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혈장분획제제를 환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각국 정부, 규제기관, 기업들이 적극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GBC2023은 2015년부터 해마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행사다. 바이오의약품 분야 산관학연이 모여 글로벌 동향, 미래 전망, 규제 이슈 등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소통의 장이다. 지난해 GBC에는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분야 전문가 5000여명이 참석했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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