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아픔 여전”… 간토대학살 일본 곳곳서 추모

김선영 기자 2023. 9. 1.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 정부는 역사를 부정하지 말라."

간토(關東) 대학살 100주년을 맞은 1일 일본 도쿄(東京)에서는 조선인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반성을 하지 않은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오전 11시 일본 도쿄 스미다(墨田)구 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 조선인 추모비 앞에서 일조(日朝)협회 주최로 진행된 간토 대지진 100주년 추도식에는 500여 명이 참석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간토대학살 관련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일본 현지서 희생자 추도식
민단 등 도쿄서 국제포럼
한·일 정치인 등 대거참여
유족“사과·진상규명해야”
일본 극우집회엔 여론 싸늘
1일 일본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 조선인 추모비 앞에서 500여 명이 참석한 간토대지진 100주년 추도식이 진행되고 있다. 오카모토 유카 제공

“일본 정부는 역사를 부정하지 말라.”

간토(關東) 대학살 100주년을 맞은 1일 일본 도쿄(東京)에서는 조선인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반성을 하지 않은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오전 11시 일본 도쿄 스미다(墨田)구 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 조선인 추모비 앞에서 일조(日朝)협회 주최로 진행된 간토 대지진 100주년 추도식에는 500여 명이 참석했다. 단상에 오른 조선인 학살 희생자의 유족들은 일본 정부의 학살 사실인정과 사죄를 촉구했다. 권모 씨는 조선인을 보호하던 군마현 경찰서를 민간인 자경단이 습격해 조선인 17명이 희생된 사건으로 할아버지를 여의었다. 그는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밝혔다. 미야자와 야스히코(宮川泰彦) 추도식 실행위원장은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이 추도식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추도식 현장에는 대학살의 역사를 담은 사진과 기록물들이 빼곡하게 전시됐고 희생자의 넋을 달래기 위한 진혼무도 진행됐다.

이날 간토대지진 관련 일본 정부의 사과 및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는 일본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1시에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주최로 한국어로 진행되는 추모회가 진행됐다.

또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도쿄지방본부는 도쿄의 대형 전시장 도쿄국제포럼에서 추모제를 연다. 이 자리에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간사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사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 정계에서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를 비롯해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 등이 추모제에 참석한다. 간토대학살로 희생된 중국인 유족들도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인 학살 희생자 유족 15명은 전날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간토대학살 관련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간토대지진 직후 발생한 조선인 학살과 관련해 “정부 조사에 한정한다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 역시 7년 연속으로 조선인 학살자에 대한 추도문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오후 4시에는 한국 혐오 발언(헤이트 스피치)을 일삼는 극우 집단의 집회도 예고돼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조차 비판 여론이 나오면서 이번 극우 단체 시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