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 걱정"…김명수 대법원장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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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 이야기를 한 지 오래됐다.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가능하면 정치의 영역에서 많은 일이 해결돼 사법으로 오는 경우가 적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출입기자단과의 마지막 간담회에서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를 경계하기 위한 정치권의 역할을 강하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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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 이야기를 한 지 오래됐다.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가능하면 정치의 영역에서 많은 일이 해결돼 사법으로 오는 경우가 적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출입기자단과의 마지막 간담회에서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를 경계하기 위한 정치권의 역할을 강하게 당부했다.
김 대법원장은 "정치의 역할과 사법의 역할이 따로 있는데 정치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사법으로 넘어오니 정치의 사법화라는 말이 나온다"며 "정치의 문제가 사법으로 왔을떄 결국 법원은 법리라는 틀에 의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지난 8월31일 김 대법원장의 6년 임기 만료를 한달 가까이 앞두고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진행됐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은 사법부는 재판을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까진 정치적 사건이 법원에 계류되면 법리에 따라 해결, 처리하고 그에 관해 어쨌든 존중하고 수습이 되는 순서로 지나갔지만 앞으로 점점 더 심화되는 양극화 상황에서 그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법관의 진보·보수 성향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일침을 했다. 김 대법원장은 "어느 순간부터 법관을 두고 보수냐 진보냐로 나누는 일이 크게 어색하지 않게 된 것 같다"며 "사회현상이 법관에 투영된게 아닌가 싶은데 진보와 보수 어느 한쪽의 성향을 고집하고 그에 따라 재판하는 법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 보수를 나누는 건 사회에서 나누는 것이고 그렇다면 법관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는 건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라며 "판결을 두고 법관 개인에 대해 공격하는 것은 사법신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대법관 정치편향 우려가 나오는데 대해서도 "취임사에서도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에 대해 얘기했다"며 "한때 여성 대법관이 4명이기도 했고 저에게 맞는 편향적 대법관을 제청하는 것도 가급적이면 의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느 언론에서 제가 몇 년 동안 한 전원합의체 판결을 분석했는데 저와 제일 의견을 같이 한 분이 제가 제청한 대법관님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김 대법원장은 임기 말 재판 지연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데 대해서는 "고등부장 제도 폐지가 원인이 돼서 재판이 지연된다는 데는 동의하긴 어렵다"며 "법관이란 직을 수행하는 이들이 승진이란 제도가 있을 때는 성심을 다하고 제도가 없기 때문에 그렇지 않는다는 건 법관생활을 오래한 저로서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법원장 추천제가 도입되면서 지방법관이 수석부장이나 법원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까 역량있고 훌륭한 분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 6년의 소회에 대해서는 "지난 6년 동안 많은 과제가 있었고 넘어야 했다"며 "큰 성과를 냈다고 하긴 어렵지만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면 첩천산중에도 우공이산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0년 동안 법관이란 하나의 일만 했고 또 이렇게 곁눈질도 제대로 해 본 일이 없어서 다른 분들은 무엇에 즐거움을 느끼고 행복해하는지도 큰 자신이 없다"며 "제가 뭘 좋아하는지 찾고싶다. 변호사는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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