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때 암 4기, 끝없는 코피…서울대 진학 기적 이뤄낸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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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19)군은 2022년 1월 고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때 침샘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이군은 1일 오전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어떻게 계속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사람과 희망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이군은 "우선은 가족들이 있었고 (나보다 먼저) 씩씩하게 치료받은 동생도 있었다. 학교 선생님들도 많이 도와주셨고 친구들도 (많이 도와줬다)"고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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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19)군은 2022년 1월 고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때 침샘암 4기 진단을 받았다. 2021년 막냇동생이 먼저 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받은 검사에서 암이 발견됐다. 고향인 제주를 떠나 서울에서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잇따라 받았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시도 때도 없이 코피가 나는 등 방사선 치료 후유증이 찾아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2달여 앞두고는 코로나에 감염되기도 했다. 이군은 한때 휴학까지 고민했지만 온라인 수업으로 타지에서도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 담임 선생님과 교육방송(EBS) 강의 덕분에 대학 입시 준비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하루 10시간씩 공부하며 힘든 여정 끝에 서울대 역사학부에 합격한 이군은 지난달 28일 EBS ‘꿈 장학생’에 선발됐다. ‘꿈 장학생’은 교육부와 EBS가 투병생활이나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사교육 도움 없이 학교 수업과 EBS 강의만으로 자신의 목표를 이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제도다.
이군은 1일 오전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어떻게 계속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사람과 희망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이군은 “우선은 가족들이 있었고 (나보다 먼저) 씩씩하게 치료받은 동생도 있었다. 학교 선생님들도 많이 도와주셨고 친구들도 (많이 도와줬다)”고 돌이켰다. 이군은 “이렇게 사람들에게 서포트(도움)을 받는 상황에서 뚜렷한 목표가 있었고 이걸 이겨내면 더 멋진 사람이 될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 힘에 더 달려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이군도 암 투병으로 몸이 약해지면서 포기하고 싶은 적이 많았다고 한다. 한 번은 병원 치료를 받다가 아버지에게 “그냥 아버지랑 대학 안 가고 살면 안 돼요?”라고 묻기도 했단다. 그때 이군의 아버지는 “그냥 그래도 된다”고 답했다고. 이군은 “아버지에게 감사하다”며 “내려놓고 싶으면 내려놓으라는 말에 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나’ 원망할 법도 하지만 이군은 그러지 않았다. 이군은 “역사를 보면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일도 얽히고 설켜서 보이는 요인과 보이지 않는 요인이 하나의 결말로 귀결되지 않냐”며 “내가 아프기까지 정말 많은 원인들이 있었을텐데 하나하나 원망하다 보면 끝이 없다.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 역사를 공부하면서 느낀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건강을 많이 회복해 스쿠버다이빙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이군은 자신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 있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들 너무 대단하고 또 잘하고 있습니다. 힘들 땐 잠시 쉬어가세요.”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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