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덕에 마음대로 가격 올린 국내 골프장, 부메랑 되나”…해외 골프 여행 10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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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취미인 직장인 김민우(35·서울 강동구) 씨는 오는 추석(9월 29일)과 개천절(10월 3일) 연휴를 이용해 태국 방콕으로 패키지 골프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김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골프장 그린피(이용료)가 너무 올랐다"며 "같은 비용을 쓰면서 관광까지 즐길 수 있는 해외 골프 여행이 훨씬 낫다"고 손을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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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비용으로 휴양까지 즐겨”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출국
국내 골프장 소비는 16% 줄어
“이용료·서비스 개선해야” 지적
골프가 취미인 직장인 김민우(35·서울 강동구) 씨는 오는 추석(9월 29일)과 개천절(10월 3일) 연휴를 이용해 태국 방콕으로 패키지 골프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김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골프장 그린피(이용료)가 너무 올랐다”며 “같은 비용을 쓰면서 관광까지 즐길 수 있는 해외 골프 여행이 훨씬 낫다”고 손을 추켜세웠다. 그는 “동남아는 10월까지 비수기라 국내보다 최소 3분의 1 가격으로 저렴하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고 만족해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화) 이후 골퍼들이 해외로 앞다퉈 몰려가고 있다. 국내 골프장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골프 인기가 높아지자 이용료를 줄줄이 올려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값비싼 이용료에 불만이 커진 골퍼들은 해외여행이 다시 가능해지자 해외 골프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골프장들이 이용료 및 서비스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종합여행사 노랑풍선의 올해 상반기 해외 골프 투어 상품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600%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예약이 35%가량 늘었다. 교원투어의 여행이지에서도 상반기 해외 골프 패키지 송출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0% 폭증했다. 해외 골프 여행 인기 지역은 필리핀과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었다.
해외 골프족이 늘어나는 이유는 코로나19 시기 급격히 치솟은 그린피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골프장 이용료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달 115.4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7월(98.29)과 비교해 17.4% 올랐다. 해외 골프 수요 확대에 따라 여행사들은 각종 패키지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전담 부서를 조직하는 등 마케팅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모두투어는 지난달 해외 골프 패키지 상품을 전담하는 팀을 신설하고, 해외 골프장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선보였다. 노랑풍선은 지난달 글로벌 골프테크기업 AGL과 손잡고 북미 및 유럽 지역 내 유명 골프장 예약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참좋은여행은 괌, 사이판, 하와이 등 지역 특급호텔을 포함한 골프 패키지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질수록 따뜻한 해외에서 골프를 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상품 판매가 더욱 늘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골프장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소비 지출액은 지난달 1812억 원으로, 전년 동기(2161억 원)와 비교해 16.2% 감소했다. 여행 연구기업 야놀자리서치는 “국내 골프장의 높은 이용료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해외여행과 다른 여가 활동들이 가능해지면서 골프에 몰렸던 소비가 점차 분산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한국골프학회가 올 초 발표한 ‘골프 대중화를 위한 국내 골프장 이용객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20세 이상 골퍼 999명 중 663명은 골프장 이용 불만으로 ‘고비용’을 꼽았다. 이어 ‘예약 어려움’(118명), ‘시설 낙후·불친절(75명)’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골퍼들이 많았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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