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탈출 추진' 황인범, 세리에 아탈란타가 부른다..."개인 합의+감독이 좋아해"
[OSEN=고성환 기자] 황인범(27)이 올림피아코스와 문제를 풀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을까. 지난 시즌 세리에 A 5위 아탈란타가 그를 점찍었다는 소식이다.
그리스 '스포르트-fm'은 8월 31일(이하 한국시간) "아탈란타가 황인범에게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있다. 관심은 매우 뜨거우며 이미 선수 개인 합의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탈란타가 올림피아코스에 제안을 할지, 아니면 법적 상황을 기다릴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황인범은 갑자기 폭주한 뒤 올림피아코스에서 기대를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해외에서도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올림피아코스는 그의 행동이 프로답지 않다고 생각해 상황을 끝까지 끌고 가려 하기에 관계가 극단적이다. 현재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가 자신을 포기하길 기다리며 가족과 함께 한국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인범은 지난해 여름 올림피아코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FC서울에서 짧았던 반년을 뒤로하고 그리스 무대에 진출했다. 그는 이적하자마자 2022-2023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0경기에 출전하며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 올림피아코스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황인범이었다. 그는 시즌 종료 후 그리스 프로축구 수페르리가 엘라다가 발표한 '올림피아코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그리스 정복을 마친 황인범은 더 큰 도전을 원했고, 러브콜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올여름 세리에 A 나폴리와 인터 밀란, 분데스리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쉬페르리그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 등 여러 팀이 그에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범도 이적을 꿈꾸고 있다. 지난달 11일 그리스 '가제타'는 "황인범은 이적을 요구했다. 이제 올림피아코스 변호사들이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이라며 "구단 측에 따르면 그는 계약 기간이 2년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 조건을 위반하며 탈퇴를 요구했다"라고 전했다.
올림피아코스는 계약 위반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가제타에 따르면 올림피아코스는 팀보다 위에 있는 선수는 없다고 선언했다. 매체 역시 "황인범의 행동은 일반적으로 부적절하고 프로답지 않은 행동으로 여겨진다"라고 비판했다.
법적 조치까지 예고했다. '스포타임'에 따르면 올림피아코스는 이미 황인범 문제를 구단 법률 서비스에 회부했다. 'IN' 역시 "올림피아코스는 황인범의 이적 요청을 극단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올림피아코스는 그의 태도에 짜증을 내고 있다. 소송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황인범의 이적 요청은 터무니없는 요구가 아니었다. 그에게도 이적을 추진할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그가 지난해 올림피아코스와 맺은 계약은 3년이 아니라 1+2년이었기 때문. 황인범은 이미 1년을 보낸 만큼, 올여름 새로운 계약에 서명하지 않았다면 팀을 떠날 수 있다.
애초에 황인범은 지난해 올림피아코스와 3년 계약을 맺을 수 없는 신분이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루빈 카잔(러시아)과 계약을 임시 중단하긴 했지만, 원래 계약 기간이었던 2023년 6월까지는 루빈 카잔 소속이었다. 그런 만큼 타 팀과 2023년 6월 이후까지 계약하기는 불가능했다.
만약 황인범이 계약 기간에 2023년 6월 이후를 포함하려면, 새로운 팀이 루빈 카잔과 협상을 통해 정식으로 그를 영입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림피아코스는 루빈 카잔에 이적료를 내지 않고, 특별 조항을 이용해 그를 품었다. 이것만 봐도 황인범이 올해 6월 30일 이후 새로 계약하지 않은 이상 그는 자유롭게 팀을 떠날 수 있다.
가제타를 비롯한 그리스 매체들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처음에는 하나같이 애초에 3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지만, 말을 바꿨다.
물론 그러면서도 "황인범은 계약서를 들고 관련 부서를 찾아가 만료된 워크 퍼밋을 갱신해달라고 요청했다. 모두가 올림피아코스의 행동이 합법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결국 황인범 측은 이적을 승인받고자 구단에 300만 유로(약 43억 원)를 제안했다. 그가 자유 계약(FA) 신분이라면 왜 그렇게 했을까?"라고 주장했지만, 단순 추측인 데다가 설득력도 부족하다.
이적 시장 마감이 눈앞이지만,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는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단 올림피아코스는 올여름 비센테 이보라, 조던 홀스그로브, 소티리스 알렉산드로풀로스, 산티아고 에제를 영입하며 황인범 없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던 중 아탈란타가 유력 행선지로 떠올랐다. 스포르트-fm은 "아탈란타는 황인범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세리에 A에서 경력을 이어나가고 싶어 하는 그 역시 매력을 느끼고 있다"라며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도 그를 노렸지만, 황인범 측은 뛸 수 있는 이탈리아 팀을 찾고 있다. 황인범은 아탈란타 영입 명단에서 매우 높은 순위에 있으며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도 그를 좋아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 간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아탈란타가 적극적으로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매체는 "개인 합의가 완료됐다는 소식도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올림피아코스의 허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징후를 살펴보면 양측 사이에 합의가 있었으며 아탈란타는 법적 조치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올림피아코스는 여전히 1000만 유로(약 144억 원) 이상을 고집하고 있다. 스포르트-fm은 "올림피아코스는 황인범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기에 법원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그들은 1000만 유로에서 1200만 유로(약 172억 원)를 원한다. 아탈란타가 막판에 제안을 할지 혹은 법원 소송의 결과를 기다릴지는 알 수 없다.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의 관심은 식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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