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9조 판 포홀 주가, 11조 산 삼전보다 5.3배 올랐다

2023. 9. 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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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격차’가 가른 주가상승률 차이
연초대비 삼전 20.80%·포홀 110.85%↑
포홀 회전율 250.45%로 삼전의 6.8배
2차전지 투자붐 개미들 활발한 손바뀜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각각 종목별 거래대금 1·2위 자리를 차지한 삼성전자와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상승률이 5배 넘게 차이 난 데는 ‘수급’의 문제가 있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외국인 투자자의 ‘폭풍 매수’ 덕분에 연초 대비 20% 넘게 상승할 수 있었지만, 이런 움직임조차 ‘박스권’에 갇힌 것처럼 보이게 만들 정도로 수직 상승세를 보였던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움직임 뒤에는 2차전지 투자붐에 올라탄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활발한 손바뀜이 있었던 것이다.

▶회전율, 삼성전자 36.85% vs 포스코홀딩스 250.45% =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부터 8월 29일까지 종목별 거래대금 순위에서 144조9212억원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 바로 뒤 2위는 97조3901억원의 포스코홀딩스 몫이었다.

두 종목이 종목별 거래대금 최상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올해 국내 증시에서 ‘큰손’ 역할을 했던 개인·외국인 투자자들의 활발한 거래 참여 덕분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액 1위(12조9601억원) 종목이자 개인 투자자 순매도액 1위(9조5687억원)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홀딩스는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액 1위(8조9532억원),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1위(10조503억원)였다.

주목할 점은 두 종목 모두 활발한 거래에도 주가 변동률에서는 큰 격차가 보인다는 점이다. 연초 대비 기준 시점(8월 29일)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20.80% 상승할 때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무려 110.85% 올랐기 때문이다. 두 종목의 주가 상승률 간 격차는 5.3배에 이른다.

이런 차이를 만든 가장 큰 요인으로는 바로 ‘수급’이 꼽힌다. 연초 대비 지난 29일까지 삼성전자와 포스코홀딩스 주식의 회전율은 각각 36.85%, 250.45%였다. 포스코홀딩스의 회전율이 삼성전자의 무려 6.8배 수준이었다.

투자자별로 좀 더 자세히 회전율을 계산해 보면 수급의 격차는 더 분명히 드러난다.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10조원 넘게 순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의 회전율은 311.94%로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주식 거래량까지 모두 더한 전체 회전율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삼성전자에 대해 13조원 가까이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의 회전율은 21.84%로 전체 회전율에 비해 낮았다.

▶ ‘박스권’ 갇힌 삼전 주가에 투심 ↓...포홀 두고는 ‘조정’ vs ‘추가 상승’=향후 삼성전자·포스코홀딩스 주가 흐름에도 수급 문제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당장 최근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9만원 이상 수준으로 제시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반등과 더불어 인공지능(AI) 개발붐에 따른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메모리반도체 수출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9월 -21.9%에서 10월 26.9%, 11월 85.5%, 12월 70.4%로 급증할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시장 점유율 40%)가 SK하이닉스와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AI용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 역시 주가엔 긍정적 재료란 평가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는 커녕 6만원 대로 내려앉은 데는 수급이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 28일 삼성전자 거래량(약 582만주)과 거래대금(약 3885억원)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8월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7만원을 넘은 날은 8월 1일(7만1100원) 하루뿐”이라며 “연초 대비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5월 이후 7만3000원 대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한 채 꺾이는 모습을 보이며 투심이 식었다”고 분석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과 대외 환경, 기업 펀더멘털 등을 분석했을 때 삼성전자 주가는 분명 추가 상승할 동력이 충분하다”면서도 “투자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점은 올해 4분기 또는 연말쯤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주가의 목표주가 근접 시기를 자꾸만 뒤로 늦출 수 있는 결정적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지금껏 이어왔던 주가 급등세는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포스코홀딩스의 거래량은 2차전지 투자붐이 최고조에 도달하며 주가 역시 52주 신고가(7월 25일·65만8000원)를 기록했던 7월 말에 비해 급감한 상황이다. 7월 4주차(7월 24~28일) 일간 평균 거래량이 724만4255주였던 것에 비해 8월 4주차(8월 21~25일) 일간 평균 거래량은 98만5373주로 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 목표주가 45만원을 제시한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체성이 철강주에서 친환경 미래 소재 등으로 변모하면서 기존 배수(멀티플) 상향 요인이 분명하다”면서도 “전통적 밸류에이션 방식이 시장 가치 변모를 설명하기엔 아직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충분히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72만2500원이다. 29일 종가 기준 주가(58만3000원) 대비 23.93% 정도 추가 상승 동력이 있다는 것이다.

90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소재 사업이 포스코홀딩스의 세 번째 도약을 이끌 것인 만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은 이제 시작”이라면서 “전기차 시대를 살아가면서 반드시 투자해야 할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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