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이재명 단식에 '사법처리 회피용' 총공세…"무책임 거대 야당' 부각

최영서 기자 2023. 9. 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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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당 내분 차단·당권 사수 의도로 규정
"민주, 약자 코스프레…이재명 단식 아닌 사퇴를"
'이재명 있는 민주당' 해석도…여당은 '민생' 집중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기한 단식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는 천막 앞을 지나고 있다. 2023.09.0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은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날 단식 선언을 일제히 '방탄'으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섰다.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고 민주당 내분을 차단하기 위해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당 지도부는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생 법안 처리를 외면한다는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무책임한 거대 야당을 부각시켜 차기 총선 등에서 유리한 정치여건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 처리 회피용 단식, 체포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내분 차단용 단식, 당권 사수를 위한 단식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단식의 핑계로 '민주주의 파괴'를 내세우고 있지만 선거라는 가장 민주주의의 기본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인위적으로 뒤흔들려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가장 반(反)민주적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더욱이 정기국회를 앞두고 제1야당 대표가 아무 명분없이 단식에 들어가는 것은 민생을 지켜야 할 입법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누가 봐도 자신의 범죄혐의에 대한 법치국가의 수사 절차를 방해하는 방탄 단식"이라고 꼬집었다.

이 사무총장은 "다수의 힘으로 패스트트랙, 날치기 표결 등 민주주의 제도를 스스로 파괴해온 민주당이 약자 코스프레를 다시 시작한 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는 마지막 수단은 방탄 단식이 아니라 이재명 사퇴"라고 꼬집었다.

홍석준 의원도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결국은 검찰에 출석 시간을 검찰이 지정하는 9월4일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가 희망하는 출석 시간으로 맞추기 위한 그런 어떤 계획이 있지 않을까"라고 봤다.

홍 의원은 "텐트에 있다가 잠은 대표실에서 자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당무라든지 국회 일정은 제대로 보겠다 이렇게 되는데 과연 정말 100% 순수 단식인지 한번 생각을 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단식 선언이 검찰 수사를 회피하는 동시에 체포동의안 표결을 둘러싼 당 내분을 정리하려는 의도가 있다고도 본다. 민주당 친명계 일각에서는 '단식 중인 당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구속 영장심사를 받게 하는 것이 온당하지 않다'는 동정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장심사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친명계는 '단식까지한 대표에게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방어 논리를 펼칠 것"이라며 "이로써 다음 총선은 사퇴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없이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치르는 게 확실해졌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결국 단식은 내부 단속용"이라며 "(민주당이) 대표 등에 칼을 꽂을 수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이 대표 단식 농성은 국민의힘에 반사이익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민주당이 또다시 내분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는 데다가, 원내 1당 대표의 '명분 없는 단식'은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당 지도부 인사는 "소수 야당 대표가 단식하면 찾아가서 위로도 하고 해야 하는데 힘을 갖고 국회를 장악한 당대표가 하는 거에 대해 동정론이 일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대표 단식 선언은 '본인이 절대 안 물러난다'는 게 포인트"라며 "국민의힘은 이재명 없는 민주당을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해 차별화 전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반사이익이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반대로 민생을 챙기는 모습으로 대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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