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이 “한중 관계 ‘3자 영향’ 안돼”…미·일 밀착 겨냥했나

장예지 2023. 9. 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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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달 31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한 통화에서 "양국 관계의 발전은 제3자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한 중국대사관이 1일 전했다.

중국대사관은 전날 왕이 부장이 박 장관과 한 통화에서 "외부 요소의 간섭을 막고 이데올로기의 선을 긋지 않으며 함께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멀리 나아가도록 해야 하며, 또한 더욱 지속가능하고 근성이 있는 긴밀한 다음 30년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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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 7월14일 오후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외교부 제공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달 31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한 통화에서 “양국 관계의 발전은 제3자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한 중국대사관이 1일 전했다. 한국이 인도·태평양 전략 아래 미국·일본과 적극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을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중국대사관은 전날 왕이 부장이 박 장관과 한 통화에서 “외부 요소의 간섭을 막고 이데올로기의 선을 긋지 않으며 함께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멀리 나아가도록 해야 하며, 또한 더욱 지속가능하고 근성이 있는 긴밀한 다음 30년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가치외교’라는 기치 아래 안보 및 경제 분야에서 미국의 정책 방향을 따라가는 한국을 향해 ‘이데올로기의 선을 긋지 말라’며 한·미의 밀착을 경계하는 듯한 발언이다. 박 장관과 왕이 부장의 통화는 지난달 18일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처음 이뤄졌다.

왕이 부장이 박 장관에게 “중한 협력의 확대는 한국이 지속 가능한 번영과 발전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이 전략적 자주성을 강화하고 각종 반(反)글로벌화 행동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막아 양국이 각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심화하고 양국 국민에게 더 큰 혜택을 주기를 바란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중국대사관은 이와 관련해 왕이 부장이 “한국은 공급망 문제에서 특정 국가를 겨냥한 디커플링을 할 뜻이 없으며, ‘탈중국화’는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선택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왕이 부장이) 한국은 중국과 함께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심화하고 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하여 지역 경제의 성장을 촉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고 했다. 앞서 외교부는 박 장관이 통화에서 “희토류, 원자재 등에 대한 한중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자”며 중국 내 한국 기업들에 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유지되도록 왕이 부장에게 관심을 당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중·일 협의체 재가동을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중국대사관은 왕이 부장이 박 장관에게 “중국은 중일한 협력의 의장국으로서 3자 협력을 추진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대사관은 이번 통화에서 “양국이 일본 핵 오염수 방출과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도 설명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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