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한국 육상에 또 ‘최초’를 새기다…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행

1일 취리히 대회 2m31 넘고 3위…종합 4위

우상혁이 1일(한국시각) 스위스 취리히 레치그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경기를 치르고 있다. 취리히/AFP 연합뉴스

우상혁(27·용인시청)이 한국 육상의 역사에 또 다른 최초를 더했다.

우상혁은 1일(한국시각) 스위스 취리히 레치그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1을 넘어 3위에 올랐다. 이로써 우상혁은 랭킹포인트 6점을 획득, 총 20점으로 2023 시즌 4위에 올라 파이널 대회 티켓을 따냈다. 다이아몬드리그는 연중 14개 대회를 치르는데 랭킹 포인트 상위 6명에게만 14번째 파이널 진출권이 주어진다. 지난해 8위에 그치며 결승행이 불발됐던 우상혁은 한국인 최초 파이널 진출 선수로 역사를 썼다.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중 남자 높이뛰기가 편성된 대회는 6개였고, 우상혁은 이 중 4개에 출전했다. 도하(2m27)와 로마·피렌체(2m30)에서 2위로 7점을 얻었고, 스톡홀름에서는 기록 없이 빈손이었지만 취리히에서 만회했다. 이날 3차 시기 만에 2m31을 넘은 우상혁은 이 다음 2m33에서 한 번, 2m35에서 두 번 바를 넘지 못하면서 대회를 마감했다. 높이뛰기는 세 번 연속 실패하면 더 시도할 수 없다. 1위는 2m35를 넘은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2위는 2m33을 넘은 해미시 커(뉴질랜드)가 차지했다.

지난 23일 세계육상선수권 2연속 메달의 꿈을 안고 나섰던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6위를 기록했던 우상혁은 대회를 거듭하며 경쟁 노하우를 터득하는 중이다. 김도균 코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세계선수권과 취리히 대회 초반에 조주(도움닫기 전 달리는 구간)가 일정하지 않았다. 우상혁이 세계정상급 선수와 경쟁한 건 최근 2년으로, 경험 부족이 부다페스트에서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막판 2m31부터는 조주가 안정됐다는 것이 김 코치의 분석이다.

취리히 대회를 우승하면 종합 1위로 파이널행을 결정 지은 무타즈 에사 바르심. 취리히/AFP 연합뉴스

올림픽, 세계선수권 다음으로 꼽히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대회는 오는 16∼1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다. 취리히 대회에서 입상한 바르심(랭킹 포인트 1위), 커(3위), 우상혁(4위)을 비롯해 주본 해리슨(미국·2위), 장마르코 템베리(이탈리아·5위), 토마스 카르모이(벨기에·6위)가 마지막 무대에서 자웅을 겨룬다. 지난 시즌 우승자는 템베리. 챔피언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3만달러(약 3960만원)가 주어진다. 우상혁은 2일 미국으로 건너가 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