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시 멈춰 서서 웃을 수 있게, 오늘도 작은 갤러리를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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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 초등학교와 공원이 있어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길목.
"여기 학생이나 어른들 왕래가 참 많은 곳이에요. 그런데 지나다니는 사람들 보면 전부 풀이 죽어서 무표정한 얼굴이라서 안 됐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볼거리가 있으면 좋겠다..."
수십 년 봉사를 다니다가 코로나19로 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이 소유한 건물 외벽과 옥탑에 '작은 갤러리'를 열었죠.
광고를 한 일도 없는데, 최근에는 최선종 씨의 작은 갤러리를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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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 초등학교와 공원이 있어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길목.
유독 한 건물 앞에서 발걸음을 늦추고 시선이 머물다 갑니다.
알고 보니 건물 외벽이 작은 갤러리입니다.
어떤 날은 정겨운 농촌 풍경이, 어떤 날은 마음을 촉촉하게 하는 시와 그림이,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는 독립운동가의 사진이 걸리기도 합니다.
덕분에 동네 아이들은 등하굣길 오가며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하고, 평소 같으면 인사 나눌 일도 없는 이웃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기도 하죠.
혼자 물끄러미 보다 가는 사람은 그 나름대로 잠시 마음의 여유를 느끼고 갈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이들에게 작은 갤러리를 선물한 사람은 최선종 씨(71).
“여기 학생이나 어른들 왕래가 참 많은 곳이에요. 그런데 지나다니는 사람들 보면 전부 풀이 죽어서 무표정한 얼굴이라서 안 됐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볼거리가 있으면 좋겠다...”
30여 년 사진작가로 활동해 온 최선종 씨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오기 전 지역 곳곳으로 봉사를 다녔다고 하는데요.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릴 문화예술팀을 직접 섭외해 동행하고, 재능기부로 어르신들 장수사진 찍어드리는 일을 해왔답니다.
수십 년 봉사를 다니다가 코로나19로 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이 소유한 건물 외벽과 옥탑에 ‘작은 갤러리’를 열었죠.
작품을 걸 액자나 팜플렛, 조명 등은 모두 최선종 씨가 사비를 들여 준비했고, 갤러리에 들러 얘기라도 몇 마디 나눈 이들을 그냥 보낼 수 없어 타월도 제작했습니다.
은퇴 후 오히려 지출이 늘어나는 꼴이니, 아내의 눈총이 따갑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아내에게 맛있는 밥을 사주고 달래가며 3년을 그렇게 해왔답니다.
나의 공간을 다른 사람과 나눈다는 것. 누군가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요.
“전시를 볼 수도 없고 그렇게 문화 예술에서 소외된 사람들, 아무나 휠체어 타고 가면서도 볼 수 있고, 밤이고 낮이고 볼 수 있으니까...”
광고를 한 일도 없는데, 최근에는 최선종 씨의 작은 갤러리를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작은 갤러리에는 보통 자신의 작품이나 교류하는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을 걸지만,
“밤에 식구들끼리 산책 와서 애들이랑 전시 구경하는 거 보면 참 마음이 뿌듯해요. 조그맣고 보잘 것 없어도 저 사람들한테 즐거움을 주는구나. 그런 데서 보람을 느끼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거예요.”
좋은 전시를 하고 싶다는 욕심은 거리의 작은 갤러리에도 기뻐하고 감사하는 사람들 때문인데요.
최선종 씨는 “건물 밖에 걸린 작품 말고도 안으로 들어오면 작품이 많다”며 “와서 차도 한 잔 마시고 이야기 하다 가시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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