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35주년…유남석 소장 “시대정신 맞는 헌법 재판 실현”

이슬비 기자 2023. 9. 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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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뉴스1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은 1일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한 뒤 균형 있게 검토하고 사회 변화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헌법의 새로운 지평을 모색하는 노력을 계속할 때 국민 현실이 제대로 투영된 헌법 재판, 시대정신의 발전에 맞는 헌법 재판이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헌재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의 삶 속에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온전히 구현하는 미래를 열어가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소장은 “정보통신과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른 산업과 사회의 변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 사회 양극화, 심각한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 등으로 급변하는 시대를 맞이했다”고 현시대를 진단했다. 이어 “도전과 난제는 새로운 미래를 향한 도약의 기회”라며 “헌법재판소는 헌법 질서의 대전제인 기본적 인권과 민주주의, 법치주의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역사를 써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헌재는 1987년 국민투표로 제정된 헌법에 따라 이듬해 9월1일 출범했다. 유 소장은 “창립 당시 불과 39건이었던 접수사건 수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해 현재 연간 3000건 안팎에 달하고 있다”라며 “누적 접수사건 수는 올해 말경 5만 건을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호주제, 집회·시위의 규제, 간통죄, 양심적 병역 거부, 낙태죄, 대통령 탄핵 심판, 정당 해산 심판 등 주요 사건들에 대한 판단을 해왔다.

유 소장은 이런 사건을 언급하면서 “헌재는 사건 결정을 통해,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갈등을 헌법적으로 조정하고 해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래 우리 사회의 중요한 현안들은 거의 예외 없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기 위해 사건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유 소장은 “헌재가 행사하는 재판권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며 “헌법재판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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