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기억과기록] “딸 사용하던 아이폰, 참사 2개월 후 비번 풀려서 돌아와.. 이해가 안간다”

MBC라디오 2023. 9. 1. 10: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화정 씨 (10.29 참사 희생자 故 이수연 어머니)>
-존재만으로도 행복 그 자체였던 외동딸.. 아직도 딸 방에 못 들어가
-특별법 통과? 한줄기 희망 보여 숨통.. 與 합의해주길
-시청 분향소? 희생자 죽음 헛되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과 치유의 공간
-오세훈, 눈물 흘리며 무한 책임 느낀다더니 다시 철거 거론.. 말에 책임져 주길


☏ 진행자 > 오늘은 故 이수연 씨의 어머니 이화정 씨 만나보겠습니다. 어머니 나와 계시죠?

☏ 이화정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고인이 외동딸이었다면서요.

☏ 이화정 > 예.

☏ 진행자 > 아이고. 많이 힘드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지내오셨어요? 그동안.

☏ 이화정 >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그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죠. 사지가 다 갈기갈기 찢겨나가는 그런 고통이었고 또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제가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였는데요. 엘리베이터를 타지도 못했고, 또 잠시라도 혼자 있으면 심장이 쪼여오고 숨이 쉬어지지도 않았고 또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죠. 혼자 있질 못하니까 몸이 불편하신 친정엄마가 오셔서 저를 돌봐주고 계시는데요. 제가 먹지를 않으면 엄마도 드시지를 않으시니까 이게 어느 순간 엄마가 야위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그때부터 먹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참사 초기에는 교회 지인 분들이 오랫동안 도시락 배달을 해주셔서 버틸 수가 있었죠.

☏ 진행자 > 올해 3월까지 따님 방을 못 들어갔다면서요.

☏ 이화정 > 예, 3월에 들어가 보고 제가 지금도 못 들어가고 있는데요.

☏ 진행자 > 또 다시.

☏ 이화정 > 예, 저는 아침에 이렇게 눈을 뜨면 우리 딸 출근했구나, 이제 낮에는 회사에 있지, 또 저녁에는 퇴근해서 또 공부하고 있겠구나, 옆에 있다라고 생각해야지만 제가 숨을 쉴 수가 있어서요. 근데 아이 방을 이렇게 여는 순간 아이가 없다라는 것을 확인받는 것 같아서 제가 못 열겠더라고요.

☏ 진행자 > 어머님한테 따님은 어떤 존재였어요?

☏ 이화정 > 존재만으로 그냥 행복했죠. 그냥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오고 아무리 힘들어도 딸 얼굴 보고 나면 힘이 나고 또 딸이 있어서 아침에 눈을 뜨면 눈 뜨게 해주셔서 또 돋아나는 새싹만 봐도 또 높은 하늘만 봐도 그냥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고 저는 감사가 흘러나왔어요. 정말 너무너무 행복했죠. 그래서 우리 수연이는 또 뭐든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아이였어요. 그래서 어버이날에도 제 선물만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주변 지인 분들 선물까지도 챙겨주는 그런 따뜻한 아이였고, 또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따서 평생 받아보지 못할 꽃다발을 저한테 한 아름씩 안겨줬던 아이였고, 또 회사 갔다 와서도 손수 된장찌개도 끓여줬던 아이였어요. 그래서 너무 행복 자체였죠.

☏ 진행자 > 손재주가 그렇게 좋았다면서요.

☏ 이화정 > 어릴 적부터 그림도 잘 그리고 손으로 하는 건 뭐든 잘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주변 분들 칭찬을 많이 들었어요.

☏ 진행자 > 참사 당시로 잠깐 돌아갈게요. 어머니. 따님의 휴대폰 있잖아요. 휴대폰을 참사가 발생한지 석 달 지나서 경찰이 줬다면서요.

☏ 이화정 > 네, 우리 수연이는 최저요금제를 썼고 전화 걸고 받고 카톡 하는 정도로만 쓰던 5년 된 갤럭시 핸드폰이랑 또 사진 찍는 용도로만 쓰는 중고나라에서 산 중고 아이폰이랑 이렇게 2개를 들고 다녔는데요. 갤럭시 폰은 장례식 때 바로 가져다 주셨는데 아이폰은 2개월이 지나서 가져다 주셨어요.

☏ 진행자 > 두 달 지난 다음에.

☏ 이화정 > 예, 그래서 경찰 분에게 왜 이렇게 늦게 가져다주는 거냐 이렇게 물어보니까 전 주인, 또 전전 주인까지 찾아보느라고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렸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그 어렵다는 아이폰은 비밀번호까지 다 풀어서 전전 주인까지 찾아간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저는 조금 그 부분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에요.

☏ 진행자 > 아이폰 비밀번호를 풀었데요? 경찰이.

☏ 이화정 > 예, 저는 아이폰은 그때 당시에 제가 아이폰 구글에다 전화를 했을 때도 이건 비밀번호를 풀 수가 없다라고 하셨었거든요.

☏ 진행자 > 어떻게 풀었데요? 그걸. 아이폰 주인이 혹시 누구인지 몰라갖고 여기저기 물색하다가 결국은 왔다 혹시 이렇게 이해할 여지는 없는 거예요?

☏ 이화정 > 그거에 대해서는 그렇게 듣지 못했고요. 전전 주인까지 찾아보느라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렇게만 제가 전해 들었어요.

☏ 진행자 > 그래요. 아이폰 비밀번호를 풀어가지고 아이폰 내역을 봤다면 주인이 누군지 금방 알 수 있었을 텐데.

☏ 이화정 > 예. 그래서 저도 참 이해가 안 돼요.

☏ 진행자 > 의아하네요. 알겠습니다. 어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이 일단 통과가 됐는데요.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어머님은.

☏ 이화정 > 한 줄기 제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서 숨통이 트이면서도 참 한편으로는 참 답답해요. 어제도 국민의힘이 퇴장을 했는데요. 참 그 부분 보면서 제가 참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하더라도 부족할 상황인데 왜 무조건 반대하시고 방해하시는 건지, 159명의 생명이 우리 유가족들이 이렇게 무시 받고 존중받지 못해도 되는 존재인 건지 저는 이런 현실이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아요.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국민의힘이 합의해주셔서 여야 합의로 특별법이 제정되기를 간절히 저는 간절히 바라고요. 근데 저는 세상에 남겨진 저보다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딸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이제는 이제 이것밖에 없어서 지금 너무 슬프고 그런 참담한 그런 마음이에요.

☏ 진행자 > 이 방송을 통해서 따님한테 꼭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어머니.

☏ 이화정 > 하늘나라에서 천사가 된 나의 소중한 딸 수연아 지금은 잠시 떨어져 있지만 곧 우리 만날 거야. 사랑한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이것도 잠깐 여쭤볼게요. 서울광장 분향소는 자주 찾으세요?

☏ 이화정 > 제가 초기에는 밖에 나갈 수가 없어서 가지를 못했었고요. 한 6개월 정도 지나서 다른 사람 도움 받아서 시청을 조금 왔다갔다 그 이후부터 활동하고 있어요.

☏ 진행자 > 그래요. 근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엊그제 1주기까지는 기다려드려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했던데 그러면 1주기 뒤에는 어떻게 되느냐 문제가 발생하는데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런 태도는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어머니.

☏ 이화정 > 시청 분향소는 우리가 참사에 대해 기억하고 또 아픔을 우리가 공유하면서 희생자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자는 다짐과 치유의 공간이거든요. 근데 특별법이 제정이 되어서 제대로 된 추모공간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서울시장님 눈물을 흘리시면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유가족들 모든 시민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하신 분이 강제철거 자진철거를 거론한다는 것은 인내심이 1년밖에 안 되시는 건지 참 저는 적절한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하신 말씀에 꼭 책임져 주시길 바랍니다.

☏ 진행자 > 그전에 했던 말, 그거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된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이화정 > 그렇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양유자 님이 댓글 달아주셨어요. ‘힘내세요. 어머니. 간절히 응원합니다’ 이런 댓글 달아주셨는데요. 용기 잃지 마시고요. 어머니. 이 댓글 전해드리는 걸로 마지막 인사는 대신 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어머님.

☏ 이화정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희생자 故 이수연 씨의 어머니 이화정 씨 만나봤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