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도가 생명인데”…항공화물 운임 인상에 제주 농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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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항공화물 운임이 인상돼 비행기로 수도권 등지에 농산물을 출하하는 제주 지역 농가 어려움이 갈수록 커진다.
고태민 제주도의원은 "취나물·쪽파 등 장기간 신선도 유지가 어려운 품목은 항공운송이 아니면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객 등 제주를 주요 사업 기반으로 삼는 항공사가 농가 고충을 살펴 가격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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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항공화물 운임이 인상돼 비행기로 수도권 등지에 농산물을 출하하는 제주 지역 농가 어려움이 갈수록 커진다.
농가는 농산물 신선도 유지가 필요하거나 도매시장 가격 변동성을 줄여야 할 때 항공운송을 이용한다. 이럴 땐 각 지역농협은 항공으로 농산물을 배송해주는 전문 항공화물 운송사를 이용하는데, 이들 운송사가 최근 운임을 잇따라 올려 비용 부담이 고스란히 농가에 전해지는 상황이다.
운송사는 항공사가 화물 판매가격을 올려 운송 단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한편 항공사는 화물사업 만성 적자와 유류비 상승, 시설 관리비 인상 등을 이유로 부득이 가격을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제주와 국내 다른 지역을 잇는 항공화물은 대부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도맡는다. 도 전체 항공화물 취급물량 중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한항공은 올 6월 초 화물 판매가를 1㎏당 30원 인상했다. 운송사는 이를 계기로 취나물·하우스감귤 같은 여름 출하용 농산물 항공운임을 최근 속속 인상했다.
진정현 애월농협 과장은 “취나물 4㎏들이 한상자 기준 항공운임이 기존 2100원에서 올해 2300원으로 10% 가까이 올랐다”면서 “지난해 말에도 1상자당 300원이 올랐는데, 몇 개월 만에 또 올라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애월농협의 연간 취나물 취급 규모는 약 40만상자에 이른다. 이밖에 항공운송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쪽파·브로콜리·풋마늘 등이 꼽힌다.
하우스감귤 또한 비용 부담 때문에 항공운송보다 선박운송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농협경제지주 제주본부에 따르면 하우스감귤 선박운송 비율은 2016년 54%에서 지난해 72%까지 상승했다. 신선도 측면에서 다소 손해를 보게 되지만, 그만큼 치솟는 항공운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을 방증한다.
문제는 경영난을 이유로 민간 회사가 단가를 올리는 상황이어서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겨울채소와 감귤 등 도내 농산물 출하 성수기인 하반기 해당 품목에 대한 항공운임 또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 운송사 관계자는 “대개 각 품목이 본격 출하되기 전 농협과 운송단가 계약을 한다”며 “올 연말 생산할 겨울채소나 감귤 계약단가는 지난해보다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으로 농산물을 운송하려면 선박과 항공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항공업계가 가격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태민 제주도의원은 “취나물·쪽파 등 장기간 신선도 유지가 어려운 품목은 항공운송이 아니면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객 등 제주를 주요 사업 기반으로 삼는 항공사가 농가 고충을 살펴 가격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제주지점 관계자는 “그동안 농가 사정을 생각해 가격 인상을 미뤄왔지만, 경영이 너무 악화해 어쩔 수 없었다”며 “앞으로 인상폭을 조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항공운임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박운송을 효율화함으로써 항공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는다.
김태범 농협경제지주 제주본부 유통지원단장은 “항공운임 인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내륙 거점 물류센터 활용해 선박운송 신선도 유지 수준을 높이는 것과 같은 대안을 하루빨리 찾아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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