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中 상업용 부동산...베이징 공실면적 7년 만에 최대

박종화 2023. 9. 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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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에버그란데)·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주택업계에서 시작된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영국계 부동산 회사 세빌스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의 A급 사무실(오피스) 건물 공실 면적은 6월 말 기준 1만3461㎡으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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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은 늘었는데 경기 둔화에 수요는 위축
CBRE "中 1선 도시 오피스 가치, 2018년 이후 15~20% 하락"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헝다(에버그란데)·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주택업계에서 시작된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대형 오피스 건물인 왕징소호.(사진=AFP)

영국계 부동산 회사 세빌스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의 A급 사무실(오피스) 건물 공실 면적은 6월 말 기준 1만3461㎡으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상하이에서도 7년 만에 A급 오피스 신규 임차 계약보다 계약 해지 건수가 더 많아지면서 공실이 7445㎡까지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은 중국 공식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1~7월 중국의 미분양 오피스는 4670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 증가했다. 그에 반해 오피스 거래액은 1년 전보다 18% 감소했다.

이처럼 오피스 시장이 침체한 건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회사 CBRE의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책임자인 헨리 친은 “중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면서 많은 임차인이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에서 식품 수입회사를 운영하는 황리베이는 “임대료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절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간접비 중 하나”라고 닛케이아시아에 말했다. 그는 최근 위안화 약세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던 중 건물주가 사무실 임대료를 올리려 하자 외곽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이런 상황에서 오피스 공급은 늘고 있다. 올 1~7월 중국에서 준공된 오피스 연면적은 1164만㎡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공급 과잉·수요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면 오피스 가치도 하락할 위험이 크다. CBRE는 2018년 이후 중국의 1선 도시(베이징 ·상하이·선전·광저우) 오피스 가격이 15~20% 하락한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상업용 부동산 회사는 백척간두에 몰렸다.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개발회사인 소호코리아는 베이징에 있는 오피스 건물 왕징소호의 부가가치세와 그 연체료 19억8600만위안(약 3600억원)을 내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몰렸다. 소호차이나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361만위안(약 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3% 줄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임대료 하락과 공실률 상승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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