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몸값 2.5배인데… 日 마초맨 최후 보루도 깨지나, 김하성 저평가 증명했다

김태우 기자 2023. 9. 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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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들어 타격 부진에 빠지며 자신의 존재 가치인 3할 타율이 깨진 요시다 마사타카
▲ 공수주 모두에서 대활약하며 아시아 내야수 역사를 바꿔가고 있는 김하성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포스팅 금액 제외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93억 원)에 계약한 요시다 마사타카(30‧보스턴)은 오프시즌 내내 그 계약의 적절성을 놓고 큰 화제를 모은 선수였다. “타격은 인정하지만, 포스팅 금액 포함 1억 달러 이상의 선수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오버페이다”라는 게 비판 논리였다.

요시다의 수비력이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이상이 될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주력도 특별하지 않았다. 결국 방망이 하나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선수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보스턴은 그 방망이 실력을 믿고 과감하게 거금을 투자했다. 시즌 극초반 부진에서 벗어난 요시다는 보스턴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4월 적응기를 거쳐 5월 들어 대폭발했다.

쳤다 하면 안타, 나갔다 하면 멀티히트였다. 타석에서 인내심과 콘택트 능력으로 무장한 요시다는 적어도 안타 생산 능력에서는 대단한 활약을 했다. 5월 24경기에서 34개의 안타에 15타점을 기록하며 팬들을 흥분시켰다. 구단은 그를 ‘마초맨’이라고 불렀다. 5월 타율은 0.354, 출루율은 0.410에 이르렀다. 마냥 똑딱이 타자도 아니었다. 장타도 곧잘 만들었다. 요시다의 5월 OPS(출루율+장타율)는 0.962에 이르렀다.

수비는 예상대로 리그 평균 이하였지만 이 정도 공격 생산력이면 연간 1800만 달러 정도의 가치는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6월 들어 타율이 다소 처지기는 했지만, 7월 들어 다시 월간 타율 3할 이상(.314)을 기록하자 ‘회복 탄력성’도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적지 않은 표본이 쌓인 터라 적어도 방망이에서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8월 성적이 심상치 않다.

보스턴이 포스트시즌을 향해 한참 달려야 했을 8월, 요시다의 타격 성적은 뚝 떨어졌다. 8월에도 24경기에 나갔지만 24안타에 머문 것이다. 8월 타율은 0.261, 출루율은 0.281까지 떨어졌다. 장타력도 급감했다. 그 결과 8월 OPS는 0.640까지 쭉 떨어졌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요시다의 8월 부진을 체력 문제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도 첫 시즌에는 그랬다”고 옹호한다. 162경기 일정이 빡빡하게 이어지는 메이저리그다. 월요일은 철저하게 휴식을 취하는 일본과 다르다. 이동거리 자체도 차이가 나고, 시차를 적응해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8월 들어서는 선발에서 빠지는 경기도 많았다. 하지만 크게 효과는 없었다.

▲ 방망이로 계약을 증명해야 하는 요시다는 체력 문제로 시즌 막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올 시즌 큰 기대를 모았던 스즈키 세이야의 공격력은 지난해 수준에 머물고 있다
▲ 수비 부담이 큰 내야수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천재 외야수보다 더 좋은 OPS를 기록 중인 김하성

그 가운데 요시다 ‘최후의 보루’라고 할 만했던 3할 타율도 무너졌다. 요시다의 타율은 다소간의 등락이 있기는 했지만 5월 말 이후로는 꾸준히 3할 이상, 못해도 0.290 이상은 기록했다. 7월 1일 3할 타율을 다시 회복한 이후로 연일 안타를 치며 0.310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8월 부진 속에 이 3할 타율이 무너졌다. 8월 20일 마지막으로 3할 타율을 기록한 이후로는 3할에 등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0.295다.

요시다는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현격하게 높은 유형은 아니다. 말 그대로 쳐서 나가는 선수다. 그런데 타율이 무너지면 선수 자체의 평가가 급격하게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수비나 주루에서 플러스가 되는 선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요시다의 조정 OPS(OPS+)는 115까지 떨어졌다. 리그 평균보다 15% 높은 수준인데, 수비가 마이너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다시 몸값이 거론되고 있다.

요시다에 한 해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천재 타자’ 스즈키 세이야(29‧시카고 컵스) 또한 메이저리그 도전기가 순탄하지는 않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5년 8500만 달러(약 1126억 원)에 계약한 스즈키는 지난해 111경기에서 타율 0.262, 14홈런, 46타점, OPS+ 113을 기록했다. 첫 시즌이라는 점을 고려해야겠으나 8500만 달러를 투자한 선수라는 점을 생각하면 만족하기는 어려웠다.

올해는 한층 더 나은 성적이 기대됐고 실제 스프링트레이닝까지만 해도 페이스가 대단히 좋았다. 그러나 올해 페이스가 들쭉날쭉하다. 8월 들어 대활약을 펼치며 그나마 성적이 오르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다소 실망스럽다. 올 시즌 110경기에서 타율은 0.263, OPS+는 105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득점 생산력이 다소 떨어졌다.

야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조금 더 공신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요시다의 올 시즌 WAR은 0.7에 불과하다. 공격이 생각보다 생산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수비에서 무더기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WAR만 놓고 보면 보스턴의 투자는 철저한 실패다. 지난해 2.1의 WAR을 기록했던 스즈키도 올해 1.8로 그렇게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투자 대비로는 성공이라고 보기 어렵다.

▲ 김하성은 올 시즌 가장 저평가된 선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 김하성의 호성적은 KBO리그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곽혜미 기자

아시아 출신 두 외야수의 사례는 김하성의 저평가를 실감케 한다. 김하성은 두 선수보다 한참 낮은 금액(4년 총액 2800만 달러)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첫 시즌 WAR은 0.5였지만, 지난해 수비에서 대활약함과 동시에 공격에서도 생산력을 끌어올리며 3.8의 WAR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는 공격에서 더 발전한 모습을 선보이며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4.8의 WAR을 기록 중이다. 연 평균 금액으로 따지면 요시다는 김하성보다 약 2.5배를 더 받는 선수다.

더 잘하지 못해도, 지금 페이스만 유지해도 시즌 최종 WAR은 5.0 이상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메이저리그 야수 중 10위, 내셔널리그에서 6위다. WAR이 선수를 평가하는 모든 척도가 될 수는 없지만, 일본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에 비해 저평가된 KBO리그 출신 타자들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사례가 될 수는 있다. 김하성의 성공 사례는 추후 후배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전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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