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회적 기업 '직접 지원' 대폭 축소…기업 내실화에 집중

권구성 2023. 9. 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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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 않고 정부 지원 한도 내에서만 고용이 유지되는 기업이라면 왜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하느냐는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어느 정도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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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지원에도 고용 창출 효과 미미

정부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정부 지원 대비 미미한 고용 창출 효과와 부정수급 등의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직접 지원은 줄이고 기업 자생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일 사회적 기업 지원 개편 방안을 담은 ‘제4차 사회적 기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적용되는 이번 계획은 기존에 사회적 기업을 획일적으로 ‘육성’해오던 것을 ‘자생력 제고’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기존의 ‘사회적 기업 육성 기본계획’에서 ‘사회적 기업 기본계획’으로 이름도 바꿨다.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이 지난 8월 28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노동개혁 추진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 사회에 공헌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고용부 장관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2007년 사회적 기업이 운영되고 16년이 지나도록 기업 스스로가 성장하기보다는 정부 지원금에 의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2007년 55개에 불과했던 사회적 기업은 지난 6월 기준 3597개로 크게 늘었지만, 이들 중 60.2%가 10인 미만 기업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21년 1∼11월 인건비 지원이 종료된 사회적 기업의 6개월 고용유지율은 50%에 불과했다. 1년 이상 고용유지율은 29.2%였다. 유사한 성격의 고용장려금 사업 23개의 평균 고용유지율이 각각 80.3%, 68.2%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적 기업이 상대적으로 부실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사회적 기업 근로관계 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해 인건비를 받는 등 부정수급 사례도 끊이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향후 개편에서 사회적 기업의 내실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사회적 기업에 대한 특혜는 없애고 일반 중소기업과 같은 기준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일률적 지원에서 벗어나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성과 등을 ‘사회적 가치 지표’(SVI·Social Value Index)를 통해 4단계로 평가하고, 정부 지원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평가 결과는 추후 공표해 공공과 민간의 조달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게 할 예정이다. 

반면 우수한 사회적 기업에게는 다양한 투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이뤄지도록 체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맞춰 돌봄·간병·가사 분야의 사회적 기업 역할은 확대한다. 또 사회적 기업에 관한 인·지정, 교육·컨설팅은 60여개의 민간 위탁 기관이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모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직접 맡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이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 폐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사회적 기업이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 않고 정부 지원 한도 내에서만 고용이 유지되는 기업이라면 왜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하느냐는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어느 정도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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