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제약업계, ‘6조원 격전지’ 건기식 시장 장악할 차세대 성분 찾는다
‘6조원’ 시장 규모의 건강기능식품 사업이 캐시카우로 주목받으며 제약·바이오 업계를 넘어 식품업계, 유통업계까지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는 시장에 쏟아지는 건기식 제품 속에서 남과는 조금이라도 다른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세대 성분을 찾기에 고군분투 중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6조원대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25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는 대중적인 성분에 기술력을 더해 독자적인 개별인정형 원료를 개발하거나 기존 시장에 없던 새로운 성분을 찾아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의 대표 격인 유산균에 대한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 열기가 특히 뜨겁다. 포화상태인 유산균 카테고리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혈당 케어, 갱년기 여성 건강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더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유한양행의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와이즈바이옴 케어’는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이 되는 유산균 ‘마이크로바이옴 프로바이오틱스 당큐락’을 출시했다. 식약처로부터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을 인정받은 개별인정형 프로바이오틱스 원료를 사용했다. 식후 혈당 상승 억제와 장 건강을 동시에 케어할 수 있다.
휴온스는 갱년기 여성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복합기능성 유산균 ‘메노락토 프리미엄’을 출시했다. 메노락토 프리미엄은 국내 최초의 여성 갱년기 건강 개선 기능성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애시도필러스 YT1(Lactobacillus acidophilus YT1)을 핵심원료로 하고 있다. 여기에 셀렌, 비타민D, 비오틴, 비타민B1, 엽산 등 갱년기 여성들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성분을 더했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12월 인지기능 개선 프로바이오틱스 복합물 ‘DW2009’에 식품의약품안전처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 승인을 획득했다. DW2009는 김치에서 유래한 특허균주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럼 C29(Lactobacillus plantarum C29)와 해당 균주를 이용해 발효한 발효대두분말 복합물이다. 동화약품은 노년층 100여 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한 인체적용시험에서 DW2009 섭취 전후로 실시한 인지능력평가에서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낯선 성분을 찾는 데도 분주하다. 레드오션인 대중적인 성분의 제품보다 새로운 시장을 열어 경쟁 우위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건강 웰니스 해외직구 플랫폼 아이허브는 ‘인도의 인삼’으로 불리는 ‘아슈와간다(아쉬아간다)’를 국내 건기식 시장의 차세대 트렌드로 예측했다. 아이허브 관계자는 “아슈와간다는 수면, 스트레스 완화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효능을 활용해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으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슈와간다는 스트레스 완화, 자양 강장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허브 성분이다. 인도 전통 의학 ‘아유르베다’에서 신체 전반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이 같은 효능으로 미국을 비롯한 영미권에서는 이미 대중적인 자리를 잡은 베스트셀러다. 이제는 국내 시장에서도 조금씩 주목을 받으며 인기가 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아슈와간다를 활용한 신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hy는 지난 8월 ‘수면케어 쉼’을 선보였다. ‘스트레스케어 쉼’의 후속 제품으로 장 건강과 수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음료다. 스트레스케어 쉼은 특허 프로바이오틱스와 함께 코스맥스엔비티가 개발한 개별인정형 원료 ‘아쉬아간다 추출물(Shoden®)’을 더했다.
코스맥스엔비티는 지난해 말 식약처로부터 수면 건강 기능성을 인정받고 본격적으로 B2B 고객사 확대에 나섰다. 이후 올해 4월 hy와 맺은 업무 협력(MOU)을 통해 아쉬아간다 추출물(Shoden®)을 사용한 제품이 개발 됐다. 이밖에도 여에스더 박사의 ‘에스더포뮬러’에서도 코스맥스엔비티가 제조한 아쉬아간다 추출물(Shoden®)을 비롯해 마그네슘, 비타민B6 등을 배합한 수면 케어 제품을 판매 중이다.
업계 아이허브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있는 매력적인 미래 먹거리 시장인 만큼 다양한 업계의 신규 진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건기식 업계는 소비자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성분을 탐색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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