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클래스→이코노미'…혜리가 당한 외항사 횡포, 과거 사례도 재조명

"한 달 반 전에 예약했는데 좌석 다운그레이드, 환불도 없어"
델타항공, 과거 갑질·인종차별·모욕 등 논란 다수 발생

그룹 걸스데이 출신 배우 혜리(본명 이혜리·29)가 외국 항공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혜리는 어제(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달 반 전에 예약하고 좌석까지 미리 지정했는데, 퍼스트 클래스 좌석이 없다고 이코노미로 다운 그레이드됐다"고 밝혔습니다.

작성된 글에 따르면, 해당 항공사는 좌석이 다운그레이드된 혜리에게 설명도 없이 "환불도 못 해주고 자리가 맘에 안 들면 다음 비행기 타고 가라"는 황당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혜리가 예약한 항공편은 30일 오후 2시 19분(현지시각) 미국 LA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델타 항공사의 비행기였습니다.

델타항공 홈페이지를 보면, LA에서 뉴욕으로 가는 항공편 편도 이코노미 좌석과 퍼스트클래스 좌석 금액은 항공편에 따라 2배에서 3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혜리는 "심지어 두 자리 예약했는데 어떻게 둘 다 다운그레이드 될 수가 있나?"라며 "너무나 황당한 경험이다.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인데 제대로 못 해서 영어 공부 열심히 해야지 생각한 순간이었다"고 토로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델타항공 측은 "사건을 관련 부서에 전달해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델타항공은 종종 오버부킹(정원보다 더 많은 예약을 받는 것)과 인종차별 등 승객에 대한 횡포로 물의를 빚어왔습니다.

지난 2017년 5월 델타항공은 어린아이를 포함한 일가족 4명을 내쫓은 바 있습니다.

당시 자녀 2명과 LA행 비행기를 탑승한 브라이언 시어 부부에게 델타항공 승무원은 "아이 한 명을 무릎에 앉히고 그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부부는 "정식으로 이 좌석을 구매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거부했고, 승무원들은 본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했습니다.

심지어 "즉각 내리지 않으면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쫓겨난 가족은 결국 2천 달러(당시 약 227만 원)의 추가 비용을 들여 다른 비행기를 탑승해야 했으며, 그 자리는 대기 인원으로 채워졌습니다.

같은 해 7월에는 한인 가족 4명이 탑승을 아무 이유 없이 거부당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 조 씨는 "항공사 직원이 우리에게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다고 알린 뒤 아무런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고 우리를 게이트 밖으로 내쫓았다"며 "그들은 '오버 부킹'으로 인해 승객 4명이 탑승할 수 없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조 씨는 "우리가 그 줄의 유일한 아시아인이었다"며 단순한 오버 부킹으로 인한 문제가 아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도 한국인 3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뉴욕 JFK 공항을 출발해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DL2699편에 탑승키로 한 한국인 3명은 비행기가 기존 탑승 시간보다 이르게 이륙하면서 탑승하지 못 했습니다.

탑승 입구에서 대기하던 3명은 출발 전 '이륙이 예상보다 이르게 될 것'이라는 등 어떠한 연락을 받지 못 한 채 비행기를 놓쳤습니다.

해당 자리에는 예비 예약자들이 탑승했으며, 델타항공은 한국인 3명의 수화물을 내려주지도 않은 채 그대로 탑승해 시애틀로 향했습니다.

한국인 3명은 항공사에 "수하물이라도 내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델타항공은 "시애틀에서 찾으라"고만 알린 채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이 일자 델타항공 측은 승객들에 사과와 함께 탑승하지 못해 발생한 비용을 전액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이 항공사는 한인 직원들에게 근무 중 한국말을 쓴다는 이유로 해고해 소송을 당하거나, 응급환자를 도우려고 한 흑인 의사를 제지한 사건 등으로 뭇매를 맞은 바 있습니다.

한편, 혜리의 소속사 크리에이티브그룹 아이엔지 측은 "혜리가 현재 개인적으로 미국 여행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측에 따로 연락이 온 내용은 없지만, 우리도 글을 보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