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감독이 도발+중국 기자의 황당한 공격, 전부 받아친 최강희 감독의 분노의 기자회견

김태석 기자 2023. 9. 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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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최강희 산둥 루넝 감독이 중국 FA컵 탈락 후 상대팀 감독에게 조롱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최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그러자 중국 베이징 출신 기자들이 최 감독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나섰다. 최 감독은 분노했다.

최 감독이 이끄는 산둥은 8월 31일 저녁 베이징 노동자 경기장에서 벌어진 2023 중국 FA컵 8강 베이징 궈안전에서 1-1로 무승부를 거둔 후,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그런데 최 감독은 이 경기 후 굉장히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중국 매체 <체단주보>에 의하면, 경기 후 포르투갈 출신 히카르두 소아레스 베이징 감독이 최 감독이 머물고 있는 산둥 벤치 앞으로 달려와 기쁨의 세리머니를 한 것이다. 당연히 이를 본 산둥 벤치는 반발하고 나섰다.

최 감독은 화가 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축구 경기일 뿐이지 싸우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뒤, "축구 지도자로 활동한 게 30년이다. 다른 팀 벤치 앞에서 세리머니를 하던데 이런 상황은 처음 봤다. 무슨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고, 이걸 말리려는 사람이나 스태프를 보지도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축구계 동료는 적이 아니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 존중하지 않으면 스포츠맨십의 의미가 없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자 일부 중국 미디어가 최 감독을 공격하는 질문을 던졌다. 기자회견이라는 공개 석상에서 상대 감독을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게 타인에 대한 존중을 표시하는 것이냐고 물은 것이다.

최 감독은 이 질문에 즉각 발끈하며 반박했다. 최 감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으면서 이런 질문을 하는가"라고 되물으며, "이런 행동이 존중 받을 가치가 있는가?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만 존중받을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체단주보>에 의하면 최 감독이 이 발언을 할 때 기자회견장이 순간적으로 정적에 빠졌다고 한다. 최 감독은 5초 동안 침묵을 지키다 "이런 행동이 정말 괜찮다고 보나"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자 질문을 던진 중국 기자가 "적어도 이런 행위가 축구 징계 규정에 위배된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다시 받았다. 그러자 최 감독은 더욱 화가 난 반응을 보였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상대 벤치에 갈 수 없고 관중석에 있는 팬들을 도발할 수 없다는 규칙을 모르는 것 같다. 이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또 한 번 반박했다.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졌고, 최 감독은 "다른 질문"이라며 이 사안에 대해 더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국 기자들은 그래도 최 감독에게 공격적 질문을 거두지 않았다. 이번에는 일부 산둥 선수들의 행동을 문제삼았다.

중국 기자들은 "축구계 동료 의식을 언급했다. 세리머니할 때 상대 벤치에 가는 것은 규칙 위반이며 상대에 대한 무례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기 도중에 당신 팀 선수들이 팬들에게 물병을 던지는 게 녹화되었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최 감독은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원인부터 조사해야 한다. 우리는 원정을 온 팀이다. 이곳에서 경기를 하면 많은 걸 참아야 한다. 왜 이런 질문을 하는가"라며 축구 기자라면 경기에 대해 질문하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동들이 시즌 전부터 중국 슈퍼리그측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는 점을 공지했음을 강조했다. 최 감독은 "오늘뿐만 아니라 중국 슈퍼리그에서 이와 같은 일들이 여러번 일어났다. 심판 강사가 클럽하우스에 와서 강의도 하고, 실제로 징계도 했다. 자제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도 그러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중국 기자들은 최 감독을 향해 공격하는 걸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산둥이 일곱 장의 옐로 카드와 한 장의 레드카드를 받은 걸 거론하며 플레이스타일을 설명해달라고 물었다. 에둘러 말했지만 이번에는 '더티 플레이 논란'을 만들려고 한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산둥팀 관계자, 그리고 산둥 지역 미디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체단주보>에 의하면, 산둥 관계자는 "경기 관련 질문만 해라. 보도 방향이 완전히 틀렸다"라고 말했으며, 산둥 출신 미디어들은 "왜 홈팀 언론만 질문을 받고 우리는 질문하지 못하는가"라고 항의했다고 한다.

한편 소아레스 감독은 최 감독의 주장에 황당하다는 말을 남겼다. 소아레스 감독은 "아주 간단한 문제다. 비디오 영상을 봐라. 우리 선수들이 골을 넣었으니 선수들에게 달려가 함께 축하하려 했다. 매우 간단한 일이다. 그렇다면 산둥이 골을 넣었을 때 영상을 봐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한번 봐라. 거짓말하지마라"라고 최 감독을 공격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중국 매체 <체단주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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