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견인차 '힘쎈 충남'···김태흠 지사가 그리는 충남 발전
‘힘쎈 충남, 대한민국의 힘’
취임 1년을 넘긴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도정 운영을 설명하는 대표적 문구다. 김 지사는 민선 8기를 시작하며 이 같은 슬로건을 제시했다. 관행적이고 수동적인 업무처리 방식의 전환을 강조한 김 지사는, 직원들에게 ‘대한민국을 이끈다’는 자세를 주문하며 도정시스템의 과감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힘쎈 충남’의 성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국가 산업단지가 지정됐고 충청권의 물리적 연결을 강화시킬 광역철도 사업도 한창이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지난 8월 21일 충남도청을 찾아 김 지사를 인터뷰했다. 그는 “충남도는 그동안 앞서가려는 역동성이 부족했다”며 “우리 도가 하는 사업들을 타 시·도가 따라 하고 중앙정부가 채택할 수 있도록 선도적 도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천안시는 미래모빌리티, 반도체 산업을, 홍성군은 수소, 미래차, 2차전지 등 미래신산업을 육성한다. 김 지사는 “미래 모빌리티와 수소 등 미래신산업이 들어서는 곳은 충남이 유일하다”며 “천안 127만 평, 홍성 73만 평 등 총 200만 평 규모로 이번에 선정된 산단 중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넓은 면적”이라고 설명했다.
천안 국가산단(성환종축장 부지) 지정에는 어려움이 컸다. 국유지인 성환종축장 부지는 기획재정부 지휘 아래 아파트나 상가 건설 등 산단 지원 방향으로 도시개발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김 지사는 부지 전체가 산단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장관과 수차례 만나 세종에 위치한 도유지인 산림자원연구소와의 부지 맞교환을 제안했다. 그 결과 천안 성환종축장 부지가 국가산단으로 지정됐다.
천안에는 1조6000억원이 투입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이 집중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김 지사는 “글로벌 대기업이 ‘통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산업시설 용지를 70% 이상 배치한 것이 특징이며, 이를 통해 배후 산업도시와 신도시 규모의 주거단지도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이를 통해 14조2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6만 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5000억원이 투입되는 홍성에는 미래차, 2차전지, 인공지능과 수소 등과 같은 첨단산업이 들어선다. 김 지사는 “7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만30000여 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됨에 따라 내포신도시 자족기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지난 7월 2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국가첨단전략산업 ‘디스플레이 특화단지’에 지정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산업 특화단지는 충남도가 유일하다. 김 지사는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디스플레이는 없었으나 당선인 시절부터 대통령, 부총리와 당에 강하게 요청한 결과 지난해 11월 디스플레이산업도 포함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는 탕정 디스플레이시티 등 천안과 아산의 10개 산단을 연계한 축구장 2000개 규모(248만 평)의 특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정부의 R&D예산 우선 반영, 기반시설 설치, 예비타당성조사 특례와 인허가 신속처리는 물론 인력양성과 세제혜택까지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김 지사는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3300억원을 투입해 3만 명이 넘는 지역일자리와 32조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특화단지 지정은 우리 도가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충남이 아닌 타 지역에 본부를 둔 31개 공공기관의 분리 독립도 촉구한다. 그는 “한국은행, 한국도로공사 등의 기관이 우리 도로 이전할 시 1500명 정도의 직원이 이주할 것으로 본다”며 “수도권 기관 2~3개의 이전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살기 좋은 내포신도시를 만들기 위해 정주여건도 개선한다. 김 지사는 “홍예공원 8만평을 미국 센트럴파크 같은 명품공원으로 조성하고, 종합병원 개원과 미술관·스포츠센터, 영재고 등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 모빌리티와 수소 등 최첨단 산업벨트 △아산만 순환철도 △서해안을 국제적 관광지로 조성하는 K골드코스트 등이 주요 과제로 추진될 예정이다. 현재 양 도 간 핵심거점과 주요 기능을 담은 초안을 준비중이며, 오는 11월까지 기본계획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 미래 50년, 100년을 책임질 미래먹거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연말쯤 비전선포식을 열고, 정부 지원을 담은 특별법 제정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충청권 메가시티’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지방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김 지사가 구상한 방안이다. 17개 시도를 5~6개로 줄이고 인구 500~600만의 메가시티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는 지난해 8월 특별지자체(메가시티) 설립을 위한 한시기구 조성에 합의했고, 행정안전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지난 1월부터 운영 중이다.
충청권의 물리적 연결을 강화시킬 광역철도 사업도 한창이다. 대전 신탄진에서 충남 계룡을 잇는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이 오는 12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청주부터 세종을 거쳐 대전까지 이어지는 2단계 사업과 서해안에서 내륙까지 연결되는 3단계 사업도 노선을 확정했다. 김 지사는 “광역철도 사업으로 메가시티 조성의 기본이 되는 ‘1시간 생활권’이 가시화됐다”며 “2024년까지 특별지자체 설립을 목표로 충남이 ‘충청도 지방정부’ 탄생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 6.1 지방선거 출마 당시를 떠올리며 “‘선당후사’와 정의나 진리를 위해서는 목숨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사생취의’의 정신으로 충남도지사에 출마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도지사가 된 이후 스트레스가 적어졌는데, 도의 미래를 스스로 그리고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뿌듯함과 만족감을 얻는다. 소신과 철학을 바탕으로 도정을 펼치고 그에 대한 책임도 내가 지는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샅바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김 지사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 지난 1년간 변화된 충남의 모습을 꼽아보자면
▶많은 것이 변했지만 가장 큰 것은 분위기이다. 도지사가 되며 충남의 50년, 100년의 미래먹거리를 위해 진취적이고 열정적으로 임하자고 말했다. 100% 만족스럽진 않지만 국비 9조원 달성, 천안과 홍성 국가산단 지정, 디스플레이 특화단지 유치 등 목표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지난 7월 집중호우로 도민의 피해가 컸다. 도 차원의 특별지원대책이 있었다고
▶피해액 ‘전액’을 지원한다는 원칙하에 ‘선지원 후정산’ 방식을 마련했다. 지난 7월 공주, 부여 등 금강벨트에 폭우가 집중돼 도로와 하천, 농경지 등에 총 1580억원의 피해가 있었다. 대통령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했고, 사흘 만에 공주, 논산, 청양, 부여가 지정됐다. 다만 특별재난지역이 돼도 정부의 지원은 영농시설의 경우 실제 피해액의 35%, 재해보험금 또한 20% 수준이다.
생활 안정과 농업 재개를 위해 특별재난지역 시·군에 50%를 먼저 지원했고, 나머지도 정산 후 추가 지급할 계획이다. 주택의 경우, 폭우로 인한 피해액 전액과 전자제품, 가재도구까지 도 차원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출하를 앞두고 피해를 입은 수박·멜론 등 시설농가에는 피해액 전액과 농기계까지 지원해 호우피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
- 도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석탄화력발전 폐지지역 지역 특별법은 무엇인가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다만 지난 정권에서 2036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50%를 줄인다는 계획하에 무리하게 폐지를 추진했다. 우리 도는 석탄화력발전소 58기 중 29기가 밀집해 있어 조기 폐쇄에 따른 경제 손실액이 27조원에 달한다. 1만8000여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다. 이로 인해 석탄화력발전 폐지지역을 지원하는 특별법 제정에 나섰다.
이전에 폐광지역 특별법을 통해 정선에 강원랜드를 짓고 산업특구를 조성한 바 있다. 우리 도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최소 10조원 수준의 기금을 조성해 대체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 현재 35명의 국회의원과 인천, 강원 등 석탄화력발전소가 위치한 5개 광역시·도가 동참하고 있다.
- 서해선 복선전철 개통을 앞두고 있다. 내포신도시에 미치는 영향은
▶서해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내포신도시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내년 6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서해선 복선전철은 현재 2시간 걸리던 홍성~서울 구간을 1시간 10분대로 단축시킨다. 생활권이 수도권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이나 공공기관 유치에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일본과 중국 순방에서 대백제전 홍보에 나섰다. 기대효과는
▶대백제전은 충남의 대표 축제다. 특히 ‘2023 대백제전’은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중심이자 한류의 원조이며 일본 고대문화의 뿌리인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기회다. 지난 5월 일본 순방 당시 △구마모토 △시즈오카 △나라 △오사카에서 대백제전 프로모션과 백제문화 교류전을 열었다.
12년 만에 복원한 한일 셔틀외교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지방정부 차원의 교류 확대를 요청했고, 지사들 또한 직접 방문단을 꾸려 대백제전을 찾겠다고 화답했다. 지난 6월에도 중국 쓰촨성, 상하이시를 찾아 대백제전 참여를 요청했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총 3만 명 내외의 외국인 관광객이 대백제전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백제전과 도내 관광지를 연계한 체류형 여행코스도 기획했다. 충남 관광산업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겠다.
PROFILE
김태흠 충남도지사
1963년 충남 보령 출생
공주고등학교 졸업
건국대 무역학과 졸업
서강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국무총리실 행정관
2006년 충남도 정무부지사
제19~21대 국회의원
제21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민선 8기 충남도지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대담=서동욱 편집장 sdw70@mt.co.kr 정리=신재은 기자 jenny09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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