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배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봐주기’ 의혹 인터뷰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압수수색
검찰이 지난 대통령선거 직전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 주임검사일 때 부산저축은행의 대장동 대출 건을 봐줬다’는 취지의 김만배씨 인터뷰를 내보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1일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오전 신 전 위원장의 주거지와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인터뷰와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2021년 9월 무렵 김씨와 한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관련 인터뷰 내용이 허위이고, 신 전 위원장이 허위 인터뷰 대가로 김씨에게서 억대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본다. 신 전 위원장의 김씨 인터뷰는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6일 뉴스타파를 통해 공개됐다.
김씨는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통해 불법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줬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조우형씨만 아니라 다른 대장동 관계자들(의 진술)을 비롯해 여러 증거를 토대로 당시의 인터뷰가 허위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선 3일 전에 의도적으로 특정 대선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가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조씨는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친인척으로, 대장동 개발 사업에 1155억원의 대출을 알선하고 2009~2010년 대장동 초기 사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조씨는 2011년 대검찰청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 수사 때 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조씨 변호인은 현재 ‘50억 클럽’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박영수 전 특검이었다. 김만배씨가 두 사람을 연결해줬다. 중수부는 조씨가 불법대출 알선 명목으로 10억3000만원의 수수료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계좌추적도 벌였지만 조씨를 입건하지 않았다. 조씨는 이후 수원지검 특수부에 의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돼 실형을 확정받았다.
이같은 사실이 지난 대선 전 뒤늦게 알려지면서 대검 중수부가 대장동 대출 건을 봐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대검 중수부장 출신인 박 전 특검과 당시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주임검사이던 윤 대통령의 친분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게 의혹의 얼개였다.
신 전 위원장은 이날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씨에게서 받은 돈에 대해 “책을 팔고 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뷰를 마친 김씨가 근황을 물어 “혼자 연구작업을 해서 책을 썼다”고 하자 김씨가 총 3권인 책을 1권당 5000만원을 주고 구매했다는 것이다.
신 전 위원장은 “김씨가 선지급금으로 300만원을 준 뒤 책을 가져갔고, 이후 책을 보고는 ‘1억이 아니라 10억의 가치가 있다’며 책값과 부가가치세를 더해 1억6200만원을 뒤이어 입금한 것”이라고 했다.
신 전 위원장이 판매했다는 책은 2020년 발간된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이다. 언론과 재벌가, 정치권의 혼맥이 기득권층 부정부패의 근간이라는 내용이다.
신 전 위원장은 1984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기자로 일하다가 2003∼2007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등을 거쳐 뉴스타파 전문위원으로 일했다. 1992년 한국일보에 입사한 후 기자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씨와는 회사 선후배 관계다. 신 전 위원장은 “김씨가 나를 되게 존경한다. 그렇기 때문에 20년 만에 만났는데도 얘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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