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빼돌린 '수상한 계약' 2년 넘게 깜깜…롯데카드 사고,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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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에서 벌어진 100억원대 배임은 다른 카드사에서는 보기 힘든 비정상적인 계약과 구멍 뚫린 감사 기능의 합작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롯데카드의 소홀한 내부 감사가 이번 배임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를 비롯해 대부분의 카드사는 △제휴사 선정 및 계약 체결 △계약서 내용의 감사 업무를 각각 다른 부서에서 분리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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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에서 벌어진 100억원대 배임은 다른 카드사에서는 보기 힘든 비정상적인 계약과 구멍 뚫린 감사 기능의 합작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롯데카드의 소홀한 내부 감사가 이번 배임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4일 금융감독원은 롯데카드 마케팅팀 팀장·팀원과 A제휴사 대표 등 총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케팅팀 직원 2명은 2020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롯데카드의 제휴 서비스 업무를 위탁하는 계약을 A제휴사와 맺고 34회에 걸쳐 105억원을 지급했다. 계약 대금으로 105억원을 받은 A제휴사 대표는 이 중 66억원을 페이퍼컴퍼니 등을 거쳐 롯데카드 마케팅팀 직원 2명에게 줬다. 직원 2명은 이 돈을 32억원, 34억원씩 나눠 가졌다.
제휴 서비스 업무를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것 자체는 일반적이다. 제휴 서비스는 특정 카드를 발급받은 회원에게 카드사가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호텔 발레파킹, 공항 라운지 서비스 등이다. 카드사는 제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일일이 계약을 맺기 어렵기 때문에 이 업무를 외부 업체에 맡긴다.
다만 롯데카드의 계약은 사후정산 조항이 없는 이상 계약이었다. 다른 카드사는 외부 업체와 제휴 서비스 계약을 맺을 때 사후정산을 한다. 카드 회원이 제휴 서비스를 얼마나 이용할지 계약 당시엔 예상하기 어려우므로 실제 이용된 금액을 계산해 나중에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롯데카드는 처음부터 금액을 정해놓고 매월 3억원가량을 A제휴사에 지급했다. 실제 서비스 이용액이 지급한 금액보다 적으면 돈을 돌려받는다는 내용의 사후정산 조항도 따로 없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사후정산 조항이 없으면 카드사가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계약 자체가 다른 카드사에선 일어나지 않는다"며 "거의 유일무이한 사례"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롯데카드는 내부통제 실패로 2년이 넘도록 이상 계약을 걸러내지 못했다. 롯데카드를 비롯해 대부분의 카드사는 △제휴사 선정 및 계약 체결 △계약서 내용의 감사 업무를 각각 다른 부서에서 분리해 맡고 있다. 롯데카드도 내부통제 부서에서 계약서 내용 감사를 진행했지만 법률적 문제가 없는지만 살펴보고 계약의 타당성 검토는 소홀히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제휴사가 지급한 돈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라며 "이런 점검이 100% 이뤄지지 않아 사고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드사에서 대규모 금전 사고가 발생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횡령·배임 등이 일어날 가능성 자체가 적다.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국내 금융사의 금전 사고 총 49건 중 카드사에서 발생한 사고는 단 1건으로 나타났다. 사고 액수는 1000만원으로 전체 사고 액수 1098억2000만원의 0.009%에 불과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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