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방울’로 간암 조기 진단 시대 열린다
최우성 메디키나바이오(Medikina Bio) 대표
한국 최초 바이오마커 활용한 제품 개발
신뢰성·경제성 높여 간암 징후 미리 파악
Q. 메디키나바이오는 어떤 사업을 하는 기업인가
2022년 8월 설립된 메디키나바이오는 간암 수술 환자의 예후를 나타내는 바이오마커(Bio-Marker)인 솔비톨 탈수소 효소(SORD)를 활용해 간암 진단 및 치료 솔루션을 연구·개발하는 회사다. 작년 말 경기혁신 메디컬 1호 기업에 선정된 이후 지난 2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는 경기 성남시 판교창업존에 입주했다.
간암에 특이적인 바이오마커를 통해 간암 예후예측 및 조기진단 키트, 간암 치료 신약 및 동반 진단키트 등을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관련 헬스케어 제품도 개발 중이다.
Q. 간암에 특화된 키트를 사업화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우리나라 간암 발생률은 다른 선진국 비교했을 때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다. 간암은 현재 국내 암으로 인한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간암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20% 미만으로 낮고 간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의 약 60%에서 5년 내 재발이 나타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이러한 중증 질환의 경우, 조기진단, 예후예측에 기반을 둔 환자별 맞춤형 대응과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간암의 경우 조기진단이 어려운데다 간암의 예후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 없는 실정이다. 간암 혁신 신약과 조기진단 및 예후예측에 대한 요구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전 회사였던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첨단바이오의학연구실 서행란 박사(UST 교수)팀과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본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당시 간암 세포와 주변 환경 간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간암 세포 내의 SORD가 혈액으로 분비되면 간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해 예후 불량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연구팀은 실제 간암 환자의 생체 내 환경과 유사하게 간암 세포 및 주변 미세환경을 포함하는 ‘3차원 다세포성 간 구상체’를 구축해 연구에 활용해, 기존의 평면적 간암 연구모델에서는 관찰할 수 없었던 SORD의 분비를 탐색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동물시험을 통해 SORD와 간암 세포의 성장 간 연관성을 확인했고, 국내 병원 및 대학과 협력해 간 절제술을 시행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혈중 SORD의 농도가 환자의 10년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다.
그리고 2022년 11월25일에 한국파스퇴르연구소로부터 간암 수술 환자의 예후를 나타내는 바이오마커인 SORD 효소를 메디키나바이오로 기술이전 받았다.
현재는 소형화 및 자동화로 효율성을 제고한 간암 검진키트를 검진 장비와 연동해 중소 의료현장에서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3년 내에 상용화에 다가설 계획이고, 높은 신뢰성과 경제성 등 종합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자 한다.
한 해 1만명 이상이 간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중장년층의 사망 원인 1위에 들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간암의 경우 다른 암종과 비교하여, 상대적인 사망률이 높고 생산활동층 연령에 사망하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부담이 가장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간암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다른 암종에 비해 더 높고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현실이다.
메디키나바이오가 개발하고 있는 키트는 정확도와 신뢰도를 기반으로 고효율과 경제성을 두루 만족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하고 있다.
기존 간암 판별 방법은 혈액검사, 초음파 검사, 조직검사(생검방식) 등이 있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유전자를 증폭해야 하는 등 금액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개발 중인 진단키트는 양성률 95% 이상과 위양성, 위음성은 5% 이하로 신뢰도가 높고, 진단에 필요한 혈액의 양도 0.1~0.3mL에 불과하다. 검사시간도 15분 정도로 간편하며 검사 비용은 2~3만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진단키트가 상용화되면 번거롭고 부담스러웠던 간암 진단 절차가 훨씬 간소해지고 효율화를 높일 수 있으며, 간암 환자의 생존율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간암진단키트 시장의 규모와 시장성을 알고 싶다
세계 간암 진단 시장 규모는 2021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 8.2%의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2031년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6.5조 수준이 될 것이다. 북미 시장이 2020년 기준으로 3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는 아태지역에서의 거대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암 조기진단 시장은 2019년 기준으로 약 525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적인 질환이니만큼 정확도와 경제성 측면에서 제대로 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개발을 지향하고 있다. 2029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0.5%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1077억 정도의 연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 간암진단키트 경쟁사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유전자 증폭 방식을 쓰고 있어, 진단 비용이 많이 든다. 메디키나바이오 간암 진단키트는 안정적이고 신뢰도 측면에서 우수하며 합리적인 비용을 추구함으로 충분한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Q. 향후 계획과 출구전략이 있다면 알려달라
경기혁신 메디칼 조합 1호 기업으로 투자를 받은 바 있으며, 지난 7월에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딥테크 팁스(TIPS) 1호 기업으로 선정됐다. 현재 기업가치는 50억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오마커 기반 간암진단키트를 주력 사업으로 올해 조기진단키트와 예후예측키트의 원료 생산과 시제품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 안에 임상시험에 돌입하고 2024년에는 예후예측키트 2025년에는 조기진단키트의 인허가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 2026년 안에는 키트가 본격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장검사장비도 올해 기술을 도입해 내년쯤 시제품이 나올 것이다.
지난해는 자본금을 투자하고 기술이전이 있었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개발과 투자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의 도움을 받고 있고, 팁스(TIPS)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다른 투자회사와도 투자를 협의 중이다. 2024년에는 전략형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시리즈 A 투자유치 2025년에는 시리즈 B 투자를 추진하고자 한다. 2026년 이후에는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출구전략을 모색해볼 예정이다.
Q. 판교 창업존에 120여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해있다고 알고 있다. 기업들과 소통, 협력도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미래를 꿈꾸는 창업 기업들이 같이 모여있다보니 다양한 사업 및 기업 운영에 관한 정보를 교류 할 수 있어서 좋다. 판교 창업존에서 투자와 네트워킹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정기적으로 CEO 클럽 세미나와 같은 행사도 열려 많은 혜안을 얻고 있다. 특히, 창업 시에 사업성을 인정받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직접 투자까지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시스템과 네트워킹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기업 성장에 훌륭한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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