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A형 혈우병치료제 급여 임박... JW중외제약 ‘헴리브라’ 여파는
JW중외, "최대 월1회 투약 가능 피하주사제 '헴리브라'...경쟁력 이상無"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독일 바이엘이 개발한 A형 혈우병 치료제 ‘지비’(성분명 다목토코그알파페골액)가 약가 협상을 마치면서, 곧 급여권에 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 700억원 규모의 혈우병 치료 시장을 주도하는 JW중외제약은 “기존 정맥투여제 대비 투약 간격 면에서 지비가 이점이 있지만, 우리가 보유한 ‘헴리브라’(성분명 에마시주맙)를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보다도 관련 업계에선 세계 무대에 등장한 A형 혈우병 대상 유전차 치료 신약 ‘록타비안’의 국내 도입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혈우병은 X염색체 속 유전자의 선천성, 유전성 돌연변이로 인해 혈액 내 응고 인자(피를 굳게하는 물질)가 부족할 때 생긴다. A형 혈우병과 B형 혈우병은 각각 8번과 9번 혈액 응고인자가 부족할 때 발병한다.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신약 약가 협상 현황을 종합하면, 지난 5월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지비’의 약가 협상이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르면 10월 지비가 본격 급여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12세 이상 A형 혈우병 환자의 2차 이상 치료제로 지비를 승인했다. 2018년 8~11월 사이 지비가 미국과 유럽연합(RU)에서 같은 적응증으로 허가된 지 약 4년 만에 국내 도입된 것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비는 투약초기 5일 간격으로 정맥주사해야 하지만 이후 환자에 특성에 따라 의사의 재량으로 주1회까지 그 간격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지비에 등장이 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 의견은 엇갈린다. 혈우병 치료제 분야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나온 단회 투여 방식의 유전자 치료제가 도입되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제를 띄웠다. 이어 “국내 환자들은 의사에게 처음 처방받은 A형 혈우병 치료제를 바꾸지 않고 오래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맞춤형 치료에 대한 인식이 생기면서, 반감기 등에 따라 처방제제를 바꾸기도 한다”며 “반감기나 예방효능을 인정받았던 지비가 시장에서 호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피하주사인데다 투약 간격 면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춘 게 헴리브라다”며 “지비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우리 약물의 확장성이 국내에서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병의원급에서 나온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662억원으로 2021년 (782억원) 대비 다소 위축된 상태다. 전반적인 A형 혈우병 치료제들의 부진 속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헴리브라다. 매출 1~5위를 기록한 약물 중 헴리브라만 최근 매출이 전년 보다 소폭(5%)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의 주요 제품은 일본 타케다제약 ‘애드베이트’(195억원)와 ‘애디노베이트’(68억원)로 국내에서 각각 매출 1위와 3위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JW중외제약의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가 같은 기간 7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위에 올라 있다. 그 뒤를 GC녹십자의 ‘그린모노’(66억원)와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노보세븐알티’(55억원) 등이 뒤따르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매출 상위 5위권 내 약물 중 헴리브라를 제외한 4종은 주2~3회 투여하며, 정맥주사해야 한다.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애드베이트는 주3~4회 투약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반면 헴리브라는 피하주사로 개발됐으며, 주1회~최대 월 1회까지 투약 간격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헴리브라의 보험 급여범위는 8번 혈액응고 인자 내성 항체를 가진자부터 1세 이상 비항체 보유자 등을 두루 포함한다.
JW중외제약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헴리브라의 매출은 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 가량 크게 상승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많은 환자들이 헴리브라로 처방 약물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혈우병 관련 9, 10번 응고인자를 동시에 타깃하는 이중항체 기전부터 투약 편의성까지 유전자 치료제가 아닌 시판된 유전자재조합 약물 중에선 단연 우리 약물의 차별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6월 미국 바이오마린이 개발한 단회 투여 방식의 A형 혈우병 대상 유전자 치료 신약 ‘록타비안’(성분명 발록토코진 록사파보벡, 국내 개발명 BMN27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6월 록타비안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승인을 받은지 1년 만이다. 록타비안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1회 투여 후 최소 2년에서 최대 5년까지 효능이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2022년 사이 국내에서도 록타비안 관련 2건의 임상 1/2상 승인됐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가속승인절차를 밟는다 하더라도 국내 환자 대상 최소 3년 이상 장기 안전성까지 분석 데이터를 얻으려면 록타비안의 국내 품목허가 완료시점은 최소 5~6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국내 개발사 중에선 혈우병 대상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을 확보한 기업은 없다. 다만 티움바이오(321550)가 지난 4월부터 기존 치료제 대비 반감기를 6~7배 늘린 유전자 재조합기반 신약 후보 ‘TU7719’의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김진호 (two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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