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 우정, 유럽 안전보장에 가장 중요"

김태훈 2023. 9. 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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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파리로 초청해 성대한 만찬을 대접했다.

지난 7월 독일을 국빈 방문하려던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국내 사정으로 방독 일정을 연기한 데 대한 미안함의 표시로 풀이된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동 후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과 프랑스의 우정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특히 요즘과 같은 거대한 도전의 시기에 이는 유럽의 안보와 안정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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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대통령, 파리에서 부부동반 만찬 회동
마크롱의 독일 국빈 방문 재추진에 가속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파리로 초청해 성대한 만찬을 대접했다. 지난 7월 독일을 국빈 방문하려던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국내 사정으로 방독 일정을 연기한 데 대한 미안함의 표시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올해 엘리제 조약 체결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는 방안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30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부인 엘케 뷔덴벤더 여사는 이날 저녁 파리 엘리제궁을 방문해 마크롱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여사의 영접을 받았다. 엘리제궁 앞에서 뜨거운 포옹을 나눈 두 정상은 모여든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든 뒤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8월30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 도착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따뜻한 포옹을 나누고 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으로 엘리제궁에서 부부동반 만찬을 했다. 파리=AF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과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부부동반 만찬에서 유럽의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배우자들이 동석한 점, 의원내각제인 독일의 대통령은 상징적 존재에 불과하고 실권은 올라프 숄츠 총리한테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날의 회동을 프랑스·독일 정상회담이라고 부르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독일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이 유럽의 안보를 비롯한 각종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와 독일의 우정을 더욱 강화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마침 올해는 프랑스·독일의 화해를 상징하는 엘리제 조약 체결 60주년이다. 1963년 1월22일 당시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과 콘라트 아데나워 독일 총리가 엘리제궁에서 만나 서명한 이 조약은 제1·2차 세계대전에서 적으로 싸운 양국이 과거사를 둘러싼 앙금을 씻고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랑스는 2차대전 때 나치 독일에 항복하고 4년 넘게 점령통치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프랑스 국민들 사이에 ‘독일을 용서해선 안 된다’는 정서가 강했으나 드골은 과감히 독일과 협력하는 길을 택했다. 이후 두 나라는 현재까지도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양대 주역으로 통한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동 후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과 프랑스의 우정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특히 요즘과 같은 거대한 도전의 시기에 이는 유럽의 안보와 안정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8월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을 방문한 독일 대통령 부부가 프랑스 대통령 부부와 함께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독일 영부인 엘케 뷔덴벤더 여사,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랑스 영부인 브리지트 여사. 파리=로이터연합뉴스
한편 dpa 통신은 이번 회동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독일 국빈 방문 일정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원래 7월 2∼4일 독일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었다.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독은 23년 만의 일인 만큼 두 나라는 물론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행사를 앞두고 6월27일 프랑스에서 ‘나엘’이란 이름의 알제리·모로코계 17세 소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며 일이 틀어졌다. 이 소년은 그가 몰던 차량을 경찰이 교통법규 위반 혐의로 멈춰 세우자 놀란 나머지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의 과잉 대응을 성토하는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폭동 수준으로 비화하며 프랑스 전역이 한때 무정부 상태가 되었다. 경찰은 인력을 총동원하고 주요 도시 곳곳에 장갑차와 헬리콥터, 특수부대까지 배치하며 진압에 나섰다.

결국 마크롱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국내를 비울 수 없다”며 국빈 방독을 무기한 연기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는 정중히 사과하고 양해를 구했다.

이날 두 정상의 만찬 회동이 이뤄짐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방독 재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마크롱 대통령의 독일 국빈 방문이 10월 중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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