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컨트리 가든 신용등급 또 3단계 강등… 中 부동산 위기 커지나

이남의 기자 2023. 9. 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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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중국 건설사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 가든)의 신용등급을 3단계 내려잡았다.

중국 건설사의 채무 불이행 사태에 부동산 위기설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 경제에 또 한번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5년 연속 중국 부동산 판매 1위를 기록한 컨트리 가든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640억 달러(약 84조5000억원)의 대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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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 위치한 컨트리 가든(중국명 벽계원) 센터 건물. /사진=로이터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중국 건설사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 가든)의 신용등급을 3단계 내려잡았다. 중국 건설사의 채무 불이행 사태에 부동산 위기설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 경제에 또 한번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 시각) 무디스는 컨트리 가든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로 3단계 낮췄다. Caa1은 신용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 Ca는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채무 불이행 임박 수준이다. 컨트리 가든을 사실상 디폴트 수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무디스의 카벤 창 수석 부사장은 "부정적 전망을 동반한 등급 강등은 컨트리 가든의 긴축 유동성과 높아진 채무 불이행 위험, 회사 채권자들의 취약한 회생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무디스는 컨트리 가든의 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강등한 바 있다. 컨트리 가든은 지난달 6일 만기 도래한 액면가 10억 달러의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약 297억원)를 상환하지 못했다. 이후 디폴트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부동산 위기는 약해진 경제 전반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 2017년부터 5년 연속 중국 부동산 판매 1위를 기록한 컨트리 가든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640억 달러(약 84조5000억원)의 대기업이다. 총자산은 2529억 달러(약 334조1000억원), 총부채는 2080억 달러(약 274조8000억원)이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중국 부동산 위기 심화로 금융기관이 보유한 부동산 금융의 약 10%인 1조9000억위안이 부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대형 은행들의 경우 완충 자본이 충분해 회복력이 있으나 중소형 은행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UBS는 중형 규모인 주식제 상업은행의 부실채권(NPL) 비율이 지난해 말 대비 1.1%포인트 증가해 대형은행인 국유 상업은행(0.4%포인트)보다 3배 가까이 크다고 추정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부동산 대출 요건을 완화하고 민간 기업 지원을 늘리고 증시를 활성화하는 등 종합 대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에 속하는 광저우·선전은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완화키로 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력이 있더라도 '생애 첫 주택' 구매에 적용되는 계약금·이자 우대 조건을 제공한다. 향후 베이징·상하이를 포함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이 조치가 시행되면 부동산 수요가 늘고 집값 하락 방어 효과가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위기의 본질은 강력한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상환) 정책에서 비롯된다"며 "부동산 개발업자의 위안화 채권 만기 도래 시점이 내년 상반기까지 집중돼 있어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남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컨트리 가든의 채무불이행 위기도 온전히 해소되지 않아 연말까지 불안심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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