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 앱으로 친분 쌓아 가상화폐 투자 유인

김옥천 2023. 9. 1. 08: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부산] [앵커]

데이팅 앱으로 친분을 쌓은 뒤 가상화폐 투자로 유인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 등장했습니다.

이른바 '로맨스 스캠'인데, 단순히 돈을 빌려달라는 방식을 넘어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6월부터 데이팅 앱을 통해 싱가포르에 살고 있다는 여성과 대화를 주고 받은 남성.

두 달가량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아갈 무렵, 이 여성이 "가상 화폐에 관심이 있느냐"며 투자를 제안합니다.

남성은 별 의심 없이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을 거쳐 여성이 보내준 투자 사이트에 돈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투자한 지 열흘 만에 '이상 거래가 감지됐다'며 가상화폐 거래플랫폼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김 씨/로맨스 스캠 피해자/음성변조 : "'혹시 모르는 여자한테 연락받고 (송금)하고 있는 거 아니냐.' 해서 '맞다'하니까 사기라고 하더라고요."]

남성은 곧바로 출금을 시도했지만, 투자 사이트 측은 "거액을 빼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며 투자 금액의 10%를 더 내놓으라고 했고, 남성이 여성에게 "투자 사이트가 출금 수수료를 요구한다"고 따지자, 여성은 채팅 앱 계정을 지우고 잠적했습니다.

이후 남성의 계좌가 있는 투자 사이트의 계정 역시 지워졌는데, 이 사이트 역시 코인 거래소로 위장한 가짜 사이트였습니다.

10여 차례에 걸쳐 투자한 8천만 원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김 씨/로맨스 스캠 피해자/음성변조 :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 대출해가지고 (투자했는데)…. 이제 그걸 다 날리게 돼서 일단 앞으로 결혼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 좀 약간 힘든 상황이 되지 않았나…."]

전문가들은 '로맨스 스캠'의 수법이 단순히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를 넘어 훨씬 더 교묘해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함혜현/부경대 경찰범죄심리학 교수 : "코인 투자라고 하는 것은 처음부터 상대방의 어떤 기대감, 이런 것들을 이용해가지고 확실하게 믿게끔 만드는 데 있어서 용이한 수법이 될 수 있겠고…."]

부산 서부경찰서는 신고를 토대로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경찰은 온라인으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금전 거래, 투자를 권하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소연

김옥천 기자 (hub@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