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 앱으로 친분 쌓아 가상화폐 투자 유인
[KBS 부산] [앵커]
데이팅 앱으로 친분을 쌓은 뒤 가상화폐 투자로 유인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 등장했습니다.
이른바 '로맨스 스캠'인데, 단순히 돈을 빌려달라는 방식을 넘어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6월부터 데이팅 앱을 통해 싱가포르에 살고 있다는 여성과 대화를 주고 받은 남성.
두 달가량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아갈 무렵, 이 여성이 "가상 화폐에 관심이 있느냐"며 투자를 제안합니다.
남성은 별 의심 없이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을 거쳐 여성이 보내준 투자 사이트에 돈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투자한 지 열흘 만에 '이상 거래가 감지됐다'며 가상화폐 거래플랫폼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김 씨/로맨스 스캠 피해자/음성변조 : "'혹시 모르는 여자한테 연락받고 (송금)하고 있는 거 아니냐.' 해서 '맞다'하니까 사기라고 하더라고요."]
남성은 곧바로 출금을 시도했지만, 투자 사이트 측은 "거액을 빼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며 투자 금액의 10%를 더 내놓으라고 했고, 남성이 여성에게 "투자 사이트가 출금 수수료를 요구한다"고 따지자, 여성은 채팅 앱 계정을 지우고 잠적했습니다.
이후 남성의 계좌가 있는 투자 사이트의 계정 역시 지워졌는데, 이 사이트 역시 코인 거래소로 위장한 가짜 사이트였습니다.
10여 차례에 걸쳐 투자한 8천만 원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김 씨/로맨스 스캠 피해자/음성변조 :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 대출해가지고 (투자했는데)…. 이제 그걸 다 날리게 돼서 일단 앞으로 결혼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 좀 약간 힘든 상황이 되지 않았나…."]
전문가들은 '로맨스 스캠'의 수법이 단순히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를 넘어 훨씬 더 교묘해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함혜현/부경대 경찰범죄심리학 교수 : "코인 투자라고 하는 것은 처음부터 상대방의 어떤 기대감, 이런 것들을 이용해가지고 확실하게 믿게끔 만드는 데 있어서 용이한 수법이 될 수 있겠고…."]
부산 서부경찰서는 신고를 토대로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경찰은 온라인으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금전 거래, 투자를 권하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소연
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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