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산장관 "오염수" 발언에 대로한 기시다 질책… 발언 철회·사과

일본 공식용어인 '처리수' 대신 '오염수'라고 말실수
기시다가 발언 철회와 사과 지시하자 다시 기자회견서 고개숙여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노무라 데쓰로 일본 농림수산상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일본 정부 용어인 '처리수'가 아닌 '오염수'라고 칭했다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로부터 질책을 받고 발언을 철회했다.

NHK방송에 따르면 노무라 농림수산상은 지난 31일 총리 관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가리켜 한국과 중국에서 사용되는 용어인 "오염수"를 썼다.

노무라 농림수산상은 "(이번 회의에서) 각 관공서의 대처 상황 혹은 '오염수'에 대한 그 후 평가 등의 정보를 교환했다"고 발언했다.

곧이어 질타가 쏟아졌다.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한 중국을 이롭게 하는 발언"이라며 "내각 지지율이 저조한 가운데 최악의 타이밍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야마이 가즈노리 국회대책위원장은 NHK 인터뷰에서 "어업인들의 풍평 피해(소문에 의한 피해)로부터 지켜야 할 사람이 오히려 풍평 피해를 조장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농림수산상으로서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의 이시이 게이치 간사장도 "국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담당 장관으로서 극히 부적절한 말씨"라며 "맹렬한 반성을 촉구하는 동시에 엄격하게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기시다 총리는 노무라 농림수산상에게 전면적인 사과와 발언 철회를 지시했다.

결국 노무라 장관은 같은 날 저녁 다시 기자들 앞에 나와 "처리수를 오염수로 잘못 말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 사과하고 철회하겠다"며 "후쿠시마현의 여러분들을 비롯한 열심히 일하는 관계자분들을 불쾌하게 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는 "평소 말할 때는 오염수라는 말을 안 쓰는데 왜 말이 그렇게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반성을 계기로 다시 한 번 긴장감을 가지고 수산 사업자들을 위한 대책 실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지난 24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원전으로부터 1㎞쯤 떨어진 앞바다로 방류하기 시작했다. 희석 과정에서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거쳐 방사성 물질을 여과하고 바닷물과 희석하는 작업을 거친다. 이를 근거로 일본은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른다.

이후 기시다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노무라 농림수산상의) 발언은 유감스러운 일이며 전면적으로 사과하고 발언을 철회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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