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추억’ 담은 AG 마스코트…이번엔 판다 아니다 [아하 항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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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거이는 당나라의 시인이다.
예부터 강남은 중국사를 관통하는 풍요의 땅이었고 그 노른자는 항저우였다.
다음 달 23일 개막하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준비해온 중국의 홍보 전략 역시 항저우 고유의 미학을 핵심 줄기로 삼고 있다.
마스코트와 엠블럼부터 메달까지 이번 대회의 디자인을 총괄한 쑹젠밍 중국미술학원 교수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항저우의 아름다움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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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항저우]
백거이는 당나라의 시인이다. 이백, 두보, 한유 등과 묶여 당대(唐代)의 시문학 거성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전승되는 저작은 3800여 수인데 이 가운데 말년에 지은 ‘강남의 추억’(憶江南)이라는 사(詞)가 있다. 소싯적 자사로 발령받아 머물렀던 강남 지역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노랫말로, 여기서 강남은 양쯔강 하류 삼각지 일대를 말한다. 콕 집어 항저우를 그린 건 2절이다.
“강남이 그립구나. 가장 그리운 곳은 항저우. 산사에 달이 뜨면 계수나무 열매를 찾고, 군정 정자에 누워 첸탄강 조수를 보았지. 어느 때나 다시 가서 노닐 수 있을까.”(‘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2’, 김영사, 2023, 17쪽)
예부터 강남은 중국사를 관통하는 풍요의 땅이었고 그 노른자는 항저우였다. 다음 달 23일 개막하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준비해온 중국의 홍보 전략 역시 항저우 고유의 미학을 핵심 줄기로 삼고 있다. 마스코트와 엠블럼부터 메달까지 이번 대회의 디자인을 총괄한 쑹젠밍 중국미술학원 교수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항저우의 아름다움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항저우 대회 마스코트 이름은 ‘장난이’(江南憶)다. 위 백거이의 저작에서 명칭을 가져왔다. 영문명은 ‘스마트한 세쌍둥이’(Smart Triplets). 세 로봇에게는 각각 이름이 있는데 충충(琮琮·노란색)은 신석기 사회의 흔적이 담긴 유네스코 유산 량주 고성 터에서, 롄롄(蓮蓮·옥색)은 항저우의 절경으로 유명한 호수 서호 연꽃잎에서, 천천(宸宸·하늘색)은 베이징-항저우 대운하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그간 중국의 국제 대회 마스코트는 주로 판다였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다섯 마리 염소·러양양) 때를 제하면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때는 ‘판판’, 2008년 베이징여름올림픽 때는 ‘푸와징징’, 지난해 베이징겨울올림픽 때는 ‘빙둔둔’이라는 이름의 판다 캐릭터가 마스코트를 맡았다. 특히 빙둔둔은 실물 인형이 품귀 현상을 빚으며 선풍적인 인기 몰이를 했는데 그 배후에 소셜미디어 로봇계정을 활용한 조직적 바이럴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엠블럼의 테마도 항저우다. 조직위원회 소개 글을 보면 ‘차오용’(潮涌·밀려드는 물결)이라는 이름의 이번 엠블럼에는 부채, 첸탄강 물결, 트랙, 와이파이, 태양 등의 형상이 어우러져 있다. 부채는 강남 지역의 문화를, 첸탄강은 항저우의 자연을 상징한다. 조직위는 지난 1월 엠블럼 디자인 기획안을 공개 모집해 받은 4263건 후보를 두고 전문가 집단의 검토를 거쳐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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