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서 새로운 기적 담금질

이준희 2023. 9. 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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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기적을 만들었다.

정규리그 3위로 봄배구에 턱걸이한 한국도로공사는 현대건설(2위)과 흥국생명(1위)을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시가현 오쓰시에서 8월29일부터 전지훈련에 돌입한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9월9일까지 지난 시즌 일본 V리그 준우승팀 도레이 애로우즈, 빅토리나 히메지(2부리그), 고베 신와대(대학팀)와 잇달아 맞붙는다.

한국도로공사는 5년 전 일본 전지훈련 뒤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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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31일 일본 시가현 도레이 아레나에서 열린 도레이 애로우즈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기적을 만들었다. 정규리그 3위로 봄배구에 턱걸이한 한국도로공사는 현대건설(2위)과 흥국생명(1위)을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은 0승2패까지 밀린 뒤 잇달아 3승을 따내며 V리그 출범 이래 최초로 역스윕 우승을 만들었다. 배구팬들은 이 우승을 ‘0%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축제가 끝난 뒤 한국도로공사는 냉정한 현실을 마주했다. 주력 선수였던 박정아(페퍼저축은행)와 정대영(GS칼텍스)이 자유계약(FA)으로 팀을 떠났다. 주장 임명옥(37)은 “걱정이 많다”라며 “그동안 좋은 공격수들과 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베테랑 이탈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어느 팀이나 세대교체가 필요하고, 한국도로공사는 특히 그랬다. 이번 전지훈련 역시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일본 시가현 오쓰시에서 8월29일부터 전지훈련에 돌입한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9월9일까지 지난 시즌 일본 V리그 준우승팀 도레이 애로우즈, 빅토리나 히메지(2부리그), 고베 신와대(대학팀)와 잇달아 맞붙는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가는 전지훈련인 만큼 호흡을 맞춰보고, 실전 감각을 유지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게끔 노력하겠다”고 했다. 임명옥 역시 “팬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시면서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프로 데뷔 1년 차에 신인왕에 오르고 2년 차에 우승 세터로까지 자리 잡은 이윤정(26)은 “일본 배구는 정교하고 섬세하다.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많이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윤정은 도레이와 첫 연습경기(2-2 무) 뒤 “해볼 만한 것 같다. 다음에는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도로공사(검은옷)와 도레이 애로우즈 선수들이 30일 일본 시가현 오쓰시에서 열린 교류식에 참석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이번 전지훈련은 젊은 선수들에게 배움의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챔프전 3차전에서 혜성같이 등장해 서브로 2득점을 내며 시리즈 판도를 바꿨던 이예은은 “전지훈련 이야기를 듣고, 도레이라는 팀에 대해서부터 찾아봤다”라며 “일본은 워낙 기본기가 좋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배우고 싶었다”고 했다.

일본 쪽에서도 한국과 교류를 반기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도레이 선수단과 30일 만찬을 가지며 서로 배구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일본 청소년대표팀 출신인 도레이의 니시카와 요시노(20)는 “한국도로공사와 연습경기를 한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다”라며 “힘이 세고 높이가 높은 팀을 상대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예은은 “청소년대표팀 시절 만났던 친구들과 대화도 많이 나눴고 자극도 받았다”고 했다.

그간 외국인 잔혹사를 겪었던 한국도로공사는 새로 합류한 반야 부키리치(세르비아)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부키리치가 한국 음식도 곧잘 먹을 정도로 적응력이 좋은 데다, 붙임성도 좋다는 평가다. 선수들도 입을 모아 “성격이 정말 좋다”라고 칭찬한다. 함께 합을 맞춰야 하는 세터 이윤정은 “컨트롤도 좋고, 높게 타점만 세워주면 다 잘 때리는 선수”라며 “성격이 정말 좋아서 매일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5년 전 일본 전지훈련 뒤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전지훈련은 한국도로공사에 어떤 기억을 남기게 될까. 또 다른, 새로운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오쓰/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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