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빚 변제 중" 마이크로닷 복귀 포석, 엇갈리는 여론 [이슈&톡]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부모의 '빚투' 논란으로 인해 6년 간 방송 활동을 중단해 온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 30)이 그간의 심경을 밝히며 복귀 의사를 드러냈다.
31일 밤 방송한 MBN '특종세상'에서는 '마이크로닷 최초 심경 고백'이 전파를 탔다.
지난 2018년, 마이크로닷 부모인 신 씨 부부가 1998년 거주 중이던 충북 제천시 송학면에서 이웃들에게 연대보증을 세우거나 돈을 빌린 뒤 돌연 잠적했다는 과거가 알려졌다. 지인 10여명, 피해 금액이 수억원에 달했음에도 이들이 뉴질랜드로 도피한 정황이 포착되며 비난 여론이 일었다.
당시 마이크로닷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이후 논란이 이어진 끝에 당시 출연하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며 연예계에서 사라졌다. 래퍼로서 뿐만 아니라 채널A '도시어부' 시리즈 등을 통해 루키 예능인으로서도 거듭나고 있었기에 갑작스러운 그의 스캔들은 더욱 큰 화제가 됐다. 마찬가지로 가수로 활동 중이던 형 산체스도 가수 활동을 중단했다.
이날 방송에서 마이크로닷은 "부모님으로 인해 피해가 생기신 분들이 있는 거 아니냐. 사과하고 죄송하다는 말 전해드리고 싶고, 합의를 맺고 도와주신 분들께도 아직도 죄송하고, 정말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변제하고 아직도 노력하고 있다"라며 그간의 근황을 밝혔다.
마이크로닷은 지난 6년 동안 부모가 한국으로 돌아와 재판을 받았고 각각 징역 3년, 징역 1년을 선고 받아 형을 마쳤다고 전했다. 현재는 추방을 당해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갔으며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자신 또한 야반도주한 적이 없으며 최근까지도 채무 변제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총 피해자 13명 중 12명과 합의했으며, 연락이 잘 닿지 않는 나머지 1명에게도 사과를 전하고 합의를 볼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사건 당시 이미 집 등 모든 재산을 처분해 변제금을 마련했으며, 부모가 형을 마쳤기에 더 이상 법적인 변제 의무는 없지만 "부모를 대신해 부족한 금액을 여전히 납부하며 최선을 다해 변제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닷은 당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던 것에 대해 "사건을 접하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거부감이 컸다. '이게 정말 사실일까?' (생각이 들었고), 제가 뉴질랜드에서 자라온 환경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기에 놀라움과 충격이 컸다"라고 회상했다.
"대처를 고민하던 차에, 알고 지내던 외국인 변호사 형이 매체에 '사실 무근'이라고 말을 하셨다. 당시 부모님에게 전화해서 상황 파악을 하던 중이었는데 이미 (보도가 돼) 늦은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봐도 괘씸한 말이었고, 사실이 아니었지만 세상에는 이미 그 입장이 나간 뒤였다"라며 돌이켜보면 곧바로 피해자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사실확인을 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그는 지난 시간 동안 여론의 비난과 언론의 집중포화로 인해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집안 커튼을 쉽게 열지 못할 정도로 은둔 생활을 이어가다가 1년 전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때는 제가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욕하시는 분들도 마음이 풀리시고, 제가 여기서 없어지면 세상이 좋아지겠구나 생각했다. 정말 제 스스로 감당을 못 했을 뻔할 만큼 힘들었다. 제 말을 전할 기회는 없고, 이 사건에 대해 제가 몰랐다는 점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라고 토로했다.
1년 간 고깃집 불판을 닦고 설거지를 하며 돈을 벌었고 이를 통해 변제금을 마련하고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마이크로닷. 그는 최근 용기를 내 다시 음악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밝히며 복귀 의사를 드러냈다. "지난 5, 6년 동안 이 사건을 피하기 위해 떠났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욕과 비난을 많이 받을 각오를 했고, (복귀가) 쉽지 않을 거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시 한국 대중 앞에 음악으로 활동하는 꿈을 다시 이뤄내고 싶다. (음악을) 놓지를 못하겠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방송을 통해 마이크로닷의 근황과 복귀 의사가 알려지면서 여론도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모의 죄를 자식에게 묻는 소위 연좌제를 적용하기에는 사건 당시 마이크로닷이 어렸으며, 최선을 다해 변제를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긍정적인 여론이 일었다. 반면 더 이상 가해자의 서사를 듣고 싶지 않으며, 사기꾼들의 '가난 코스프레'를 보고 싶지 않다는 강경한 반응들도 쏟아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MBN]
마이크로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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