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계획했지?”…美남성, 2년만에 누명 벗은 사연
2년 전 미국 독립기념일에 시카고 도심의 한 호텔 객실에서 창밖 군중을 향해 총기를 난사할 계획을 세웠다는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누명을 벗게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쿡 카운티 검찰은 금주 초, 아이오와주(州) 주민 키건 캐스틸(34)의 중범죄 혐의에 대한 공소를 취하했다.
캐스틸은 2021년 7월4일 오하이오 스트리트 해변과 미시간 호수의 네이비 피어 등 주요 관광명소가 내려다 보이는 W호텔 12층에 묵었다.
당시 캐스틸의 방 청소를 담당한 직원이 창문 쪽에서 레이저 조준경이 장착된 소총과 권총, 탄약을 발견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이 직원은 즉시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캐스틸을 체포했다.
당시 그는 여자친구, 두 자녀와 함께 이곳을 찾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네이비피어 관람차에서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할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경찰이 압수한 캐스틸의 소지품 중에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캐스틸은 “누구도 놀라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전날 밤 급하게 여행 짐을 싸면서 가방에서 총기를 꺼내는 것을 잊어버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사관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캐스틸은 불법 무기 사용 관련 2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로리 라이트풋 당시 시장과 경찰서장 등은 캐스틸이 네이비피어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총격을 가할 계획을 세웠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년여에 걸친 수사에서 캐스틸이 총기 난사를 계획했다는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고, 결국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공소를 취소했다. 다만 캐스틸은 부주의한 행동을 했다는 경범죄 혐의를 인정하고 500달러(약 66만 원)의 벌금을 냈다.
변호인 조나단 브레이먼은 “전 시장과 경찰의 발언으로 인해 캐스틸의 사건이 언론에서 매우 불공정하게 다뤄졌다”고 했다. 캐스틸은 변호인을 통해 “누명을 벗어 기쁘다. 이제 모든 걸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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