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픽!] 해수면 상승 그 후, 우린 물 위에 갇혔다…'물위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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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와 극지방 빙하 감소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만, 우리는 이를 먼 미래의 일로만 여긴다.
어느 날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해 낮은 지대가 모두 물에 잠기면 어떻게 될까.
'물위의 우리'는 이 같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물에 반쯤 잠긴 한반도를 그려냈다.
좀비나 외계인 침공같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재난을 다룬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등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환경변화를 전제로 한 아포칼립스 장르라는 점에서 섬뜩함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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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기후 변화와 극지방 빙하 감소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만, 우리는 이를 먼 미래의 일로만 여긴다.
어느 날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해 낮은 지대가 모두 물에 잠기면 어떻게 될까.
지금은 산지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는 강원도 지역이 새로운 중심이 될지도, 험준한 서울의 산들이 섬처럼 남게 될지도 모른다.
'물위의 우리'는 이 같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물에 반쯤 잠긴 한반도를 그려냈다.
큰 빌딩과 산을 빼고 모두 물에 잠긴 세상에서 주인공 호주는 7살 난 딸 한별과 함께 배를 타고 고향 양지로 되돌아간다.
한별 부녀의 양지 마을 정착기는 점차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암울하고 참혹한 세상 이야기로 확장된다.
작중 세상은 절멸 위기에 처했다.
인류가 금기의 영역에 손을 댄 후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해 온 국토가 바다에 잠겼다.
대재난 속에서 국가는 물론 사회 시스템과 윤리 의식도 무너져 내렸다.
물이 차오르기 전에 사람들은 높은 지대에 물자를 모았지만, 강원도에서 물자만 챙기고 문을 걸어 잠근 것이 시작이었다.
곧이어 경상도와 전라도는 약탈을 일삼는 무법자들이 장악했고, 충청도 월악산은 노예·장기 밀매 등이 성행하는 상업지구로 거듭났다.
그나마 남은 온건주의자들이 잠실, 남산, 북한산, 관악산 등을 거점으로 서울에서 연합을 이뤘지만, 세상을 바꿀 뾰족한 수는 없다.
해수면은 점점 상승하고, 좁아지는 육지에 남은 사람들은 서로 죽고 죽이기를 반복한다.
이 가운데 작은 마을 양지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남고자 무법자들보다 더 잔혹한 집단으로 변모한다.
작품 분위기는 수시로 냉탕과 온탕을 오간다.
순수한 한별이 친구들과 놀고 세상을 배워가는 모습은 따뜻하게 묘사되지만, 그 사이사이 섬뜩한 현실이 엿보이는 식이다.
한별이 첫 낚시 수업에서 연달아 쓰레기만 건지다가 갈치만큼 커진 괴상한 멸치를 잡아 올리는 장면, 학교 칠판에 죽은 학우들의 이름이 여럿 새겨져 있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양지 밖의 세상은 더 노골적으로 묘사된다.
강원도에 노예로 팔려 간 어린아이들은 학대에 시달리다가 쓰레기처럼 폐기되고, 상업지구 월악산에서는 사람 목숨도, 신체도 모두 상품으로 취급된다.
이야기 외적으로는 가상의 국가를 만드는 대신 한국의 실제 지명을 그대로 살렸다는 점이 재밌다.
서울에서는 남산 위에 세워진 남산타워 윗부분과 잠실 롯데타워 상단, 북한산, 관악산 등지에 사람들이 모여 산다.
주인공들이 지내는 양지도 스키장이 있었다는 설명이나 지도상 위치를 보면 경기도 용인시 양지를 뜻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목 '물위의 우리'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물 위에서 살아가는 우리를 뜻하기도 하지만, 높아진 해수면 때문에 한껏 좁아진 뭍에 우리처럼 갇혀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연상케 한다.
좀비나 외계인 침공같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재난을 다룬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등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환경변화를 전제로 한 아포칼립스 장르라는 점에서 섬뜩함이 두드러진다.
외계 생명체보다 무서운 인간의 오만이 세상을 망가뜨리고, 좀비보다 잔인한 인간 본성이 사회를 조각내는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이며, 15세 이용가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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