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터줏대감 ‘25시 음악사’가 주차장으로…비어가는 광주 충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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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호남 최대 상권으로 불렸던 광주 충장로·금남로가 경기 침체와 소비 방식 변화, 구도심 쇠퇴 등의 영향으로 급속히 쇠락해가고 있다.
상인들은 충장로 상권의 쇠퇴 원인으로 소비 방식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편의시설, 자치단체의 무관심, 건물 노후화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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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호남 최대 상권으로 불렸던 광주 충장로·금남로가 경기 침체와 소비 방식 변화, 구도심 쇠퇴 등의 영향으로 급속히 쇠락해가고 있다.
‘상가임대’ ‘임대문의’ ‘권리금 없음’. 31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일대는 임차인을 찾는 안내문이 이곳저곳에 붙어 있었다. 통신사 대리점들이 몰려 있던 충장로1가 입구 상가는 장기간 공실로 방치돼 있었던 듯 먼지가 두텁게 내려앉아 있었고, 바로 옆 전자오락실 간판이 걸린 건물 역시 사람들이 드나든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50년 가까이 충장로1가의 터줏대감이었던 ‘25시 음악사’ 자리엔 건물 자체가 사라지고 30면 규모의 주차장이 영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25시 음악사 대표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산돼 더이상 소비자들이 엘피(LP)판을 찾지 않으니 높은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규모를 줄여 인근으로 매장을 옮겼다”고 말했다.
화장품 매장, 의류매장 등이 빼곡히 있었던 충장로2~3가 300m 구간에도 빈 건물이 곳곳에 있었다. 1996년부터 충장로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한 한상수(59)씨는 “2000년 초중반까지만 해도 주말이면 어깨를 부딪히며 걸어야 할 만큼 충장로에 사람이 많았다. 지금은 유동인구가 적어 법인 직영점이 아니면 버티기 힘든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당시 충장로1~3가 중심상권 매장은 권리금 1억~2억원에 매달 임대료는 1200만~2000만원 수준(50평 기준)이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뒤 임대료는 30~40% 낮아졌고 권리금은 사라졌다고 한다.
충장로의 중심거리를 벗어나면 황량한 분위기마저 느껴졌다. 옛 무등극장 건물부터 50m 구간은 1층 상가가 줄줄이 비어 있었다. 1945년 개업한 중국요리집 ‘왕자관’은 2019년, 1983년 운영을 시작한 돈가스집 ‘유생촌’은 2021년 폐업한 뒤 줄곧 건물이 비어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올해 2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를 보면 금남로와 충장로의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29.9%로 광주 전체 공실률(16.9%)의 두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은 13.5%다.
상인들은 충장로 상권의 쇠퇴 원인으로 소비 방식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편의시설, 자치단체의 무관심, 건물 노후화 등을 꼽았다. 정일성 충장로1·2·3가 상인회장은 “무엇보다도 주차장이 충분하고 화장실, 쉼터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상인회 차원에서는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나마 코로나19 전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충장로 화장품 매장을 단체로 들르곤 했는데 지금은 이들이 찾아와도 맞이할 상권이 무너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 동구는 2026년까지 100억원을 투입하는 ‘충장 르네상스사업’ 등을 통해 상권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김수희 광주 동구 일자리경제과장은 “경기침체로 인한 공실 문제는 충장로뿐 아니라 광주 상권 전반의 문제”라며 “유동인구를 늘리기 위한 특화거리나 체험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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