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1년에 137일 굶는다…‘새끼 죽이는 온실가스’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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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비쩍 마른 몰골로 먹이를 찾아 헤매는 북극곰.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온실가스가 북극의 얼음을 녹여 북극곰을 위협하는 것은 알지만 특정한 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과거부터 누적된 온실가스 배출의 위협을 구분해 제시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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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30년 이상 60Gt 추가 배출되면
알래스카 북극곰 새끼 생존율 4% 감소해”
온실가스 배출과 북극곰 생존율 첫 정량화
곰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비쩍 마른 몰골로 먹이를 찾아 헤매는 북극곰. 금방 녹아 사라질 듯한 작은 얼음판 위에서 얼음 없는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는 북극곰. 이런 모습이 사진으로 전해지면서 북극곰은 지구온난화의 ‘위협’을 상징하는 동물이 됐다.
북극곰들은 북극해의 대륙붕 위로 펼쳐진 바다 얼음 위에서 바다표범과 같은 먹잇감을 주로 잡아먹고 살아간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바다 얼음이 줄어드는 것은 북극곰들에게는 종의 존속까지 위협하는 재앙이다. 먹이를 잡기 쉬운 사냥터가 줄어들고, 좋은 사냥터를 찾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그 결과 북극곰들이 먹이를 먹어 몸에 지방을 축적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고, 굶은 채 버텨야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번 세기 중반이 되면 전 세계 북극곰의 최대 3분의 2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른바 ‘북극곰의 눈물’의 이유다.
이들을 불행에서 구하려는 이들의 노력으로 북극곰은 2008년 미국에서 멸종위기종법(ESA) 규정에 따른 멸종위기종의 지위를 부여받았다. 미국이 지구온난화를 사유로 멸종위기종에 등재한 것은 북극곰이 처음이다.
하지만 북극곰을 멸종 위기로 몰고가는 위협 요소들은 제거되지 않았다. 멸종위기종법을 시행할 책임을 진 정부 기관이 북극곰 보호를 위해 기업들을 상대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려면 더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미국 내무부는 북극곰의 생존에 위협이 되는 요인에서 이미 전세계가 배출해 누적시킨 온실가스의 영향과 앞으로 배출할 온실가스의 영향을 구분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온실가스가 북극의 얼음을 녹여 북극곰을 위협하는 것은 알지만 특정한 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과거부터 누적된 온실가스 배출의 위협을 구분해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특정 온실가스 배출량과 북극곰 생존율 사이의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정량화한 논문이 처음으로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와 와이오밍대, 북극곰 보호 단체인 ‘폴라베어 인터내셔널’ 공동 연구팀은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사이 축치해 등 북극곰의 주요 서식지 15곳을 조사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북극곰의 사냥터인 바다에 얼음이 없는 날 및 북극곰이 먹이를 먹지 못해 굶는 날의 관계를 정량화했다.
연구진은 31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축치해에 서식하는 북극곰들이 먹이활동을 못 해 굶는 날은 1979년에는 약 12일이었으나, 2020년에는 약 137일로 11배 이상 길어졌다고 밝혔다.
축치해에서 대기 중으로 온실가스 14Gt(기가톤)이 방출될 때마다, 바렌츠해에서는 16Gt마다 북극곰들이 굶어야 하는 날이 하루씩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또 미국이 30년 이상 온실가스 60Gt 이상을 배출할 경우, 알래스카 북쪽의 남보퍼트해 북극곰 개체군의 새끼 북극곰 생존율이 약 4% 감소할 수 있다는 구체적 계산 결과도 제시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스티븐 앰스트럽은 연구 설명자료에서 “이 논문에서 온실가스 배출과 북극곰 새끼 생존율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히고 처음으로 배출원별 배출 영향을 분석할 수 있었다”며 “우리의 방식은 북극곰을 넘어 다른 종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돼 정책 입안자가 개발 프로젝트를 평가할 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스티븐 앰스트럽은 연구 설명자료에서 “이 논문에서 온실가스 배출과 북극곰 새끼 생존율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히고 처음으로 배출원별 배출 영향을 분석할 수 있었다”며 “우리의 방식은 북극곰을 넘어 다른 종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돼 정책 입안자가 개발 프로젝트를 평가할 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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