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성추행 남편에 흉기 휘두른 40대 집행유예…검찰도 항소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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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죽이려다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장에 서게 된 40대 여성 A 씨.
A 씨는 둘째 딸이 친부인 남편 B 씨에게 수차례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대구지검은 A 씨가 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남편에게서 딸을 보호하기 위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른 점, 초범이고 범행을 반성하는 점, 15년 전부터 직업이 없는 남편을 대신해 가족들을 부양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항소 부제기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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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죽이려다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장에 서게 된 40대 여성 A 씨.
그런데 대구지방법원은 A 씨에게 징역 2년, 그리고 3년의 집행유예 선고를 내렸습니다.
검찰 역시 이례적으로 항소를 포기했습니다.
A 씨에게 대체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요.
■ 가정폭력에 친딸 상습추행까지… '영원히 분리시켜야 겠다'
남편 B 씨와 20여 년 전 결혼한 A 씨는 두 딸을 낳았습니다.
15년 전부터 남편에게는 직업이 없어 가족들은 모두 A 씨의 수입으로 생활해왔습니다.
게다가 B 씨는 아내와 두 딸, 처가 식구들에게까지 오랫동안 폭언, 욕설, 협박을 반복해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이 터진 건 지난 6월 21일.
A 씨는 둘째 딸이 친부인 남편 B 씨에게 수차례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다음 날 남편에게 이를 추궁하자 남편은 이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A 씨의 머릿속에는 그가 친딸을 추행한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고, 딸이 다시는 피해를 보지 않도록 영원히 분리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살해를 결심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지난 23일 새벽 12시 45분쯤. 흉기로 자고 있던 남편의 양쪽 눈 부위를 찔렀습니다.
B 씨가 깨어나 반항하자 다시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렀으나, 살인 미수에 그쳤습니다.
이 일로 B 씨는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 검찰 항소 부제기... 피해자 남편도 선처 탄원해
재판부는 "A 씨의 범행이 비록 미수에 그쳤다 하더라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B 씨가 오랫동안 가족들에게 가정폭력을 행사해온 데다, 어린 딸을 수차례 추행했고, A 씨가 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특히 피해자인 남편 B 씨 역시 수사 단계에서부터 A 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선처를 탄원하는 건 두 딸은 물론 시댁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제 아내는 결혼 후 정말 성실하게 가족들만을 보며 희생만 해왔습니다. (중략) 열심히 아내로서 엄마로서 묵묵히 살아온 제 아내에게 선처를 꼭 부탁드립니다."
-남편 B 씨의 자필 탄원서
검찰 역시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구지검은 A 씨가 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남편에게서 딸을 보호하기 위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른 점, 초범이고 범행을 반성하는 점, 15년 전부터 직업이 없는 남편을 대신해 가족들을 부양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항소 부제기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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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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