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12년‥여전히 고통받는 피해자들
[뉴스투데이]
◀ 앵커 ▶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에 착수한 지 어제로 12년이 됐습니다.
그 사이 수천 명의 피해자가 나왔고, 살균제 제조사들의 책임도 묻기는 했지만 피해자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4살 때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입었던 딸은 어느덧 16살이 됐습니다.
[이요한/피해자 가족] "우리 애가 겨울에 태어나가지고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가습기 살균제를 쓰면 감기도 안 걸리고 참 좋으니까, 이거 한번 써 보면 참 좋겠다."
폐렴에 천식 등을 달고 살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습니다.
그런데도 폐질환 피해 하나를 인정받는 데 몇 년이 걸렸습니다.
치료비에도 턱없이 부족한 월 94만원.
학교라고는 초등 4학년을 다닌 게 전부입니다.
더 심각한 건 마음의 병.
아빠 말고는 아무에게도 말을 못하고 눈조차 마주치지 못합니다.
대인기피증에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어디서도 지원을 호소할 곳이 없습니다.
[이요한/피해자 가족] "보호자 없이는, 간병인 없이는 아이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어요. 간병 신청서를 써가지고 그걸 냈는데 보류가 나온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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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발생기 없이는 5m도 혼자 못 걷는 피해자 서영철 씨.
[서영철/피해자] "제 별명이 저 스스로 지었는데 '한 평 인간'이에요. 침대 주변 공간을 벗어날 수 없으니‥"
2020년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특별법이 개정돼 최고 등급인 '초고도'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투병 중 이혼한 뒤 요양보호사의 보살핌을 받기에도 한참 부족한 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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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가 세상에 알려진 지 12년째.
숨진 피해자들의 유품 전시회에 김태종 씨는 산소호흡기를 가져왔습니다.
10년 가까이 투병하다 3년 전 세상을 뜬 아내의 흔적입니다.
여전히 시달리는 트라우마보다 더 힘든 건 가해 기업들의 무성의한 태도라고 합니다.
신고한 피해자 7천854명 중 이미 1천821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MBC뉴스 이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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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ez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520372_362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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