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⑪ 체조 김한솔
10년 이상 대표팀 지킨 버팀목…신재환과 뛰는 도마서도 金 기대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김한솔(27·서울시청)은 2010년대 초반 태극마크를 단 이래 10년 넘게 남자 기계체조 대표팀을 지켜온 든든한 버팀목이다.
김한솔은 10대 시절인 2012년 아시아기계체조선수권대회 남자 마루운동 은메달을 획득하며 시니어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올림픽(2016년·2021년), 세계선수권대회(2014∼2015년·2017∼2019년·2022년), 아시안게임(2018년), 세계대학경기대회(2017년·2019년) 등 여러 국제 대회에서 국위를 선양했다.
점프력이 좋아 도약력에 높은 점수를 주는 마루운동과 도마를 주 종목으로 뛴다.
선수 이력의 정점을 찍은 대회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김한솔은 마루운동 금메달, 도마 은메달, 그리고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며 여자 도마에서 우승한 여서정(제천시청)과 더불어 한국 체조의 얼굴로 부상했다.
김한솔에겐 당시 도마에서 황당한 실수로 손에 다 넣었던 금메달을 경쟁자에게 내주고 은메달에 머문 아픈 기억이 있다.
국제체조연맹(FIG) 규정에 따르면, 선수는 연기 종료 후 심판에게 목례하는 것으로 종료 인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김한솔은 워낙 완벽한 착지에 들뜬 나머지 심판에게 종료 인사를 하지 않았고, 한 심판이 이를 적발해 규정대로 벌점 0.3점을 부과했다.
1천분의 1점 차이로 메달 색깔이 갈리는 체조에서 0.3점은 어마어마한 실수였다. 결국 김한솔은 0.062점 차로 홍콩의 섹와이훙에게 금메달을 헌납했다.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 김한솔은 2019년 세계대학경기대회 도마 금메달,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마루운동 8위, 2022년 세계선수권 도마 8위 등 변함없는 기량으로 꾸준히 성적을 내왔다.
김한솔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마루운동 2연패에 도전한다. 대한체조협회는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신재환(제천시청)과 김한솔이 출전하는 도마에서도 금메달을 내심 기대한다.
쟁쟁한 경쟁자가 많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의 마루운동과 도마에서 김한솔은 6∼8위권을 유지한다.
아시아권으로 좁히면 라이벌은 크게 줄어 충분히 메달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듣는다.
마루운동에서는 FIG 규정 채점집에 있는 대로 정교한 기술을 구사하는 일본 선수들이, 도마에서는 탄력이 좋은 필리핀 선수들이 김한솔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김한솔이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한국 체조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다.
수도승처럼 절제된 생활로 체중과 체격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하는 체조의 특성상 선수들의 전성기는 다른 종목과 비교해 짧은 편이다.
역대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우승을 이룬 선수가 1994 히로시마·1998 방콕 대회 도마를 거푸 제패한 여홍철 현 대한체조협회 전무이사(경희대 교수)와 2006 도하(안마)·2010 광저우(마루운동)에서 종목을 달리해 정상에 오른 김수면 단 두 명에 불과한 것만 봐도 흔치 않은 일임을 알 수 있다.
김한솔은 대표팀의 맏형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체조의 자존심을 세워야 할 책임도 떠안았다.
한국 체조는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출전권이 걸린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 남녀 1진을 파견한다. 남자는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에 도전하고, 여자는 36년 만의 올림픽 단체전 출전에 사활을 걸었다.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리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가 아시안게임 일정과 겹친 탓에 체조협회는 고심 끝에 아시안게임보다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기로 방향을 잡았다.
류성현(한국체대), 이준호(전북도청) 등 대표 1진을 이루는 동료들을 벨기에로 보낸 김한솔은 신재환, 배가람(인천시청), 윤진성·전요섭(이상 수원시청) 등 1진에 버금가는 아시안게임 대표들과 함께 항저우에서 단체전에서도 이변을 노린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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