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한 '어드바이저' 직책→결국 '차두리 코치'...계획일까 클린스만의 '다급함'일까
[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 축구대표팀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출항 5개월 만에 클린스만호에 변화가 생겼다. 마이클 김(김영민) 코치가 팀을 떠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안드레아스 쾨프케 등 다른 코치진은 변함없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한다.
마이클 김 코치는 전임 감독인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부터 대표팀 스태프로 함께 했다. 벤트 감독이 떠난 후 유일하게 대표팀에 남은 인물이다. 마이클 김 코치 잔류의 목적은 확실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성과를 낸 벤투호의 ‘색깔’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함이었다. 마이클 김 코치 또한 “클린스만 감독 체제가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방향성을 함께 공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대표팀의 9월 유럽 원정에 동행하지 않으면서 이별을 알렸다. 그리고 차두리 어드바이저가 코치 역할을 맡는 것이 유력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차두리 FC서울 유스강화실장에게 ‘어드바이저’ 직책을 부여했다. 대표팀에서 보기 힘든 생소한 역할이다.
클린스만 감독과 차 어드바이저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FIFA 기술연구그룹(TSG)으로 함께 일했다. 또한 차두리 어드바이저는 독일어에 능통해 클린스만 감독과 소통을 직접적으로 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감독직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어드바이저’로 임명했다.
차두리 어드바이저의 주된 업무는 K리그 선수 파악이었다. 차두리 어드바이저는 마이클 김 코치와 함께 K리그 현장을 돌며 대표팀 전력 강화에 힘썼다.
K리그 선수 파악이 목적이라면 지금의 어드바이저 자격으로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차두리 어드바이저는 ‘코치’가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부임 후 여러 차례 차두리에 코치직을 제안했다. 하지만 거절 또한 반복됐다. 이런 과정에서 ‘어드바이저’ 직책이 생겼다. 계약 기간도 2024 카타르 아시안컵까지였다. 이전의 상황을 보면 클린스만 감독은 ‘어드바이저 역할 후 코치로 합류하는 차두리’의 모습을 기대했을 수 있다. 예정된 변화라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그게 아니라면 조급함의 결과일까. 클린스만호는 4경기 동안 아직까지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최근에는 경기력 문제는 뒤로 할 정도로 감독직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한국에 거주하겠다는 발언과 달리 이전처럼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가 잦았고, K리그 선수 체크를 마이클 김 코치와 차두리 어드바이저에게 사실상 일임하며 선수 파악 논란도 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 거주 문제에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해외에 머무른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스스로는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자신을 향한 불신의 시선을 파악한 상황이다. 현시점에서 부정적인 분위기를 가장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카드로 ‘차두리 코치’를 선택하는 옵션도 있다.
차두리 코치의 합류가 예정된 변화든 갑작스러운 선택이든, ‘정답’은 클린스만 감독만 알고 있다. 선택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다.
분명한 건 클린스만호의 ‘삐걱거림’이 계속되고 있고 ‘차두리 코치’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