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푸꾸옥 '리젠트'의 모든 것
리젠트 푸꾸옥은 과연 '리젠트'라 불릴 수 있는 곳인가.
푸꾸옥에 피어난 리젠트의 방식
어느 해외 휴양지로 떠나는 럭셔리 리조트 여행. 예전이야 인생에 한두 번 찾아올까 하는 특별한 이벤트였겠지만, 이젠 일상의 영역이다. 누구나 원하면 좋은 리조트로 여행을 간다. 익숙해진 여행의 감각은 경험을 통해 점차 구체화되고 예민해진다. 그렇게 까다로워져 가는 여행자는 그보다 더 까다로워진 리조트를 만든다. 이 과정을 통해 럭셔리 리조트는 발전한다.
과거에는 호화스럽고 사치스러운 외형에 '럭셔리'란 단어를 집착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럭셔리'는 희소하고, 개인적이며 동시에 고객의 안락함을 책임질 수 있는 리조트를 뜻한다. 고객과의 개인적인 유대감과 감정적 편안함까지가 럭셔리인 것이다.
그래서…, 베트남 푸꾸옥에서 가장 좋은 럭셔리 리조트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리젠트 푸꾸옥'이라 답할 수밖에 없다. 리젠트는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InterContinental Hotels Group, IHG)'의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다. 동시에 동남아시아 전역에 최초로 들어선 '리젠트'이기도 하다.
리젠트 푸꾸옥은 크게 리조트 구역과 오션 윙, 스카이 윙으로 나뉘며 176개의 스위트와 126개의 빌라가 드넓은 해변과 라군을 두르고 있다. 오션뷰 스위트, 스카이 풀빌라, 가든 풀스위트, 테라스 풀빌라, 라군 풀빌라, 비치 풀빌라 등 선택지가 다양하다. 사실 방이 어떻고, 수영장이 어떻고, 가드닝이 어떻고…. 리젠트의 외관을 논하는 건 시간 낭비다. '리젠트'라면 마땅히 최고여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고급스러운 외관의 리젠트를 과연 여행자가 얼마나 여유롭고 '불편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리젠트 푸꾸옥은 현시점 가장 '자상한 기술력'을 제공한다. 모든 고객에게 '리젠트 익스피리언스 에이전트(Regent Experience Agent)'라는 QR코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조트 곳곳에 QR코드가 각인되어 있다. 고객은 언제 어디서든 이 QR코드를 통해 룸 다이닝, 버기 호출, 세탁 등 다양한 주문을 리조트에 요청할 수 있다. 사실 이것만 두고 '첨단 서비스'라고 표현하기에는 QR코드의 역사가 너무 오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서비스가 첨단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선택지의 항목이 독창적으로 자상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도마뱀을 잡아 주세요', '햇빛이 너무 강해요', '졸린데 잠이 안 와요', '그릇을 닦아 주세요'. 평소라면 입을 열기가 귀찮아 관뒀을 요구조차 괜히 한 번씩 눌러 보게 만든다. 지나친 자상함으로 사서 고생하는 리조트의 배려는 고객의 입장에서 당연히 감동적이다.
리젠트 푸꾸옥에서 머물렀던 3일 동안 선베드에 누워 주야장천 QR만 찍어 댔더랬다. 나의 모든 요구를 해결해 준 그녀의 첫인사와 끝인사는 매번 같았다.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따 또 봐요' 내가 누리는 이 모든 호사가 당연한 듯한 그녀의 태도에, 나는 착각했다. 내가 그래도 되는 사람인 듯, 내가 그렇게 살아왔던 사람인 듯. 럭셔리의 서비스는 낯선 것을 익숙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리젠트 푸꾸옥의 디자인은 지역적이다. 리조트 전체 디자인은 '블링크 디자인 그룹(Blink Design Group)'이 담당했다, 대표적인 럭셔리 호스피탈리티 디자인 회사다. 리조트 로비에는 체코의 크리스털 전문 브랜드 '라스빗(Lasvit)'의 작품이 벽면에 걸려있다. 푸꾸옥을 둘러싸고 있는 산호초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인데, 베트남의 강한 햇빛을 피하고자 만든 길고 어둑한 복도 끝에 위치해 유난히 영롱하고 신비롭게 느껴진다. 작품의 대칭점에는 리젠트 푸꾸옥의 시그니처, 극락조화(Bird of Paradise)가 청자에 꽂혀 있다. 꽃의 모양이 화려한 깃털을 가진 새인 '극락조'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극락조화의 꽃말은 '영원과 신비'. 푸꾸옥에 뿌리내린 리젠트의 소망이기도 하다. 리젠트 푸꾸옥은 작은 디테일에도 재미를 더했다. 샤워가운, 우산, 어메니티에서 사용하는 모든 포장재 안쪽에는 리젠트 푸꾸옥의 시그니처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있다. 푸꾸옥의 '왕의 우물'에 대한 전설을 묘사한 일러스트다. 과거 응우옌 왕조 시절, '지아 롱(Gia Long) 왕'과 그의 군대가 전쟁 중 푸꾸옥으로 피신하게 된다. 오랜 기간 피신으로 마실 물과 음식이 모두 떨어지자 왕은 칼을 땅에 꽂고 '내가 왕이 될 운명이라면 내 병사들을 구해 달라'며 하늘에 기도했다. 그러자 우물에서 기적적으로 샘이 솟아올랐다는 내용의 전설이다.
일러스트는 루마니아의 예술가, '새도(Saddo)'의 작품. 일러스트를 자세히 살펴보면 '지아 롱 왕'의 전설 이외에도 푸꾸옥을 대표하는 후추와, 검은 진주 등 다양한 지역적 요소를 더했다. 지역색을 디테일에 녹여 심미적으로 풀어낸 방식이 '푸꾸옥'에 피어난 리젠트의 럭셔리다.
▶푸꾸옥은 99개의 푸른 봉우리, 28개의 작은 섬, 20개의 해변으로 구성된 베트남의 섬이다. 과거부터 진주 채취장과 후추 농장이 이 섬에 많았고, 어업이 발달해 '느억맘'의 주생산지이기도 하다. 2006년 이후 섬의 절반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 지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참고로 '푸꾸옥'은 베트남어로 '부유한 섬'을 의미한다. 풍부한 자연과 문화적 배경으로 붙은 이름이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취재협조 Regent Phu Qu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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