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글로벌 1위' 굳히기… 해외 시장 공략 '박차'

양진원 기자 2023. 9. 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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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웹툰' 승부수 띄운 네이버②]AI 적용 및 현지화로 경쟁력 강화

[편집자주]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까지 점령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이버는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2차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IP 밸류체인 강화와 수익 창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웹툰 IP가 영상화되거나 MD(굿즈)로 제작될 경우, 웹툰 플랫폼은 신규 이용자 유치를 기대할 수 있고 거래액 상승 등 매출 신장에도 긍정적이다. 지난 2분기 눈에 띄는 매출 신장을 이뤄낸 네이버웹툰은 내년 미국 상장 계획을 가시화하고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가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마련 중이다. 사진은 네이버웹툰 로어 올림푸스 이미지. /사진=네이버 웹툰
◆기사 게재 순서
① 영상·게임·굿즈까지… '웹툰 IP' 확장 나선 네이버
② 네이버, '글로벌 1위' 굳히기… 해외 시장 공략 '박차'
③몸집 키우는 네이버웹툰, 2024년 상장 추진… 풀어야 할 과제는
네이버가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며 뚜렷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관련 자회사를 인수하고 인공지능(AI)까지 접목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웹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만큼 현지화를 통해 네이버의 확실한 미래 먹거리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네이버, 웹툰의 세계화 추진… 일본에선 카카오에 고전


네이버웹툰 아마추어 작가 등용문 캔버스 어워즈. /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는 2004년 6월 자회사 '네이버웹툰'을 통해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며 국내 대표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렸다.

2013년엔 일본어 서비스 '라인 망가'와 2014년 영어 서비스 '웹툰'을 선보였고 2016년 자회사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미국에 세웠다. 2020년엔 웹툰 사업 조직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해 네이버 웹툰을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2021년 5월 네이버는 캐나다의 웹소설 플랫폼 기업 '왓패드'를 6억달러(약 6630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3월 이북재팬까지 인수해 콘텐츠 사업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네이버웹툰은 북미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 점유율 70.5%를 기록해 1위를 거머쥐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타파스가 점유율 8%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올해 2분기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 역시 전년과 비교해 8.6% 성장한 4448억원을 기록해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일본에서도 유료 이용자수(PU)가 전년과 견줘 20% 상승했고 미국 유료이용자 결제액(ARPPU)도 20% 이상 확대돼 역대 최고 거래액을 달성했다. 네이버 웹툰의 전 세계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1억8000만명에 달한다.

작품성도 호평을 받고 있다. 네이버 웹툰의 북미 웹툰 '로어 올림푸스'는 콘텐츠 강국 미국의 주요 만화 시상식인 '윌 아이스너 어워드'에서 '최우수 웹코믹' 부문을 2년 연속 수상했다.

로어 올림푸스는 그리스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지하 세계의 왕 '하데스'와 여신 '페르세포네'의 이야기를 풀어낸 로맨스 판타지로 2018년 네이버웹툰 영어 서비스 '웹툰'을 통해 처음 공개됐고 글로벌 누적 조회수 13억을 돌파했다.

2021년 영상화돼 전 세계의 이목을 끈 웹툰 '지옥'을 원작으로 한 단행본이 최우수 북미판 국제작품·아시아 부문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떠오르는 웹툰 시장 AI로 경쟁력 강화… 현지화 전략도 병행


김준구 대표가 지난 24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진행된 ‘단(DAN) 23’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세계 웹툰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는 2021년 37억달러(4조6900억원)에서 연평균 36.8% 성장해 2030년 561억달러(71조800억 원)로 예상된다.

웹툰 시장이 성장하면서 네이버도 분주하다. 최근 부상 중인 AI 기술을 활용해 웹툰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AI를 토대로 해외 이용자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해 유료 이용자를 확대하려는 복안이다.

올해 하반기 국내 웹툰 작품 추천 방식을 웹툰 콘텐츠에 특화한 AI 추천 기술 'AI 큐레이터'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재는 영어를 포함한 5개 네이버 시리즈 웹툰에만 적용됐다. 이용자가 기존에 선호한 콘텐츠와 비슷한 작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AI는 이미 효과를 내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북미를 포함한 6개국 웹툰·웹소설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가 선호하는 그림체의 작품을 추천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고도화된 맞춤형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도입한 후 전 서비스 영역에서 추천 작품 클릭 수는 30% 이상 대폭 상승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AI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저작권' 논란을 극복하겠다고도 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진행된 '단(DAN) 23' 콘퍼런스에서 "네이버웹툰은 이미 창작 지원, 작품 추천, 작품 보호 영역에서 AI 기술을 잘 사용하고 있다"며 "최근 생성형 AI에 많은 저작권 논란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이런 논란이 없으면서도 실제로 쓸 수 있는 (AI에)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빠르면 연말부터 저작권 논란을 극복할 수 있는 AI 창작 도구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하나의 툴로 (여러) 창작자들을 커버하기보다는 특정 작가의 이미지를 학습해 그 작가만 쓸 수 있는 툴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예정"이라며 "특정 작가의 이미지를 학습한 뒤 사진을 넣으면 해당 작가의 그림 또는 그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에셋(자산)으로 만들어 주는 툴을 개발 중이다. 올해 말에서 내년초부터는 작가들과의 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해외 현지 정서에 맞는 콘텐츠를 육성해 이용자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마추어 작가들이 전문 작가로 승격할 수 있는 시스템인 '도전 만화'를 세계 무대에 적용한 '캔버스'를 글로벌 진출 초기부터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만든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는 현재 약 90만명이다. 캔버스 출신 해외 정식 연재 작가 비중은 ▲인도네시아 82% ▲태국 67% ▲프랑스 59% ▲영미권 54%다.

이러한 현지 작가들이 주축이 된 창작 생태계를 기반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10개 언어로 서비스하는 네이버 웹툰의 글로벌 플랫폼 이용자 8560만명 중 77%는 해외 독자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한국 웹툰의 매력적인 이야기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만큼 현지 문화 코드와 감성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콘텐츠 수요도 반드시 존재한다"며 "현지 독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글로벌 최대 창작 생태계를 기반으로 압도적 1위 웹툰 플랫폼으로서 산업 저변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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