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빈의 로뷰] 헬스장·필라테스 환불, 법적 기준은?

할인가로 등록한 헬스장, 해약시 정상가 적용해 환불

#. 직장인 A씨는 체력관리를 위해 동네 헬스장에 6개월 이용권을 할인받아 등록 후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직장 이전으로 운동하기 어렵게 돼 헬스장에 환불을 요구했다. 헬스장에선 환불은 가능하지만 할인가가 아닌 정상가를 기준으로 이용기간 만큼 이용료를 일할 공제하고 위약금을 청구했다. 이 같은 헬스장의 입장은 법적으로 타당한 것일까.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체력단련시설의 계약해지 피해사례 접수가 2만486건에 이른다. 실제로 거의 모든 헬스·필라테스 등 체력단련시설업에선 장기 이용등록 시 1개월 이용료에 비해 높은 할인율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용 기간에 중도해지를 하면 환불 기준은 할인가가 아닌 정상 이용료를 기준으로 일할 공제 요금을 적용한다.

소비자들은 지속해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사업장은 이용계약 체결 시 환불 기준을 정확히 고지해 회원의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사업장은 중도해지를 전제했다면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히려 할인가를 기준으로 한 환불은 '정상가'를 무용하게 해 사업에 손해가 된다는 의견이다. 이는 정상가로 이용하는 단기 회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관련 법은 어떨까.

우선 체력단련장업(헬스·피트니스·요가·필라테스업) 이용계약은 '1개월 이상에 걸친 계속적 공급계약으로서 중도해지 시 대금 환급의 제한 또는 위약금에 관한 약정이 있는 거래'에 해당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동법 제4조에 따른 위약금 및 대금환급 산정기준에 의하면 위약금은 총 계약대금의 10%로 정하고 있고 동법 제34조에 따라 소비자가 계약 해지를 요청하는 경우 사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환불을 지연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 방문판매법은 이른바 '강행규정'이어서 이에 위반되는 개별 계약사항이 있더라도 무효다.

이용료 반환 세부기준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 제21조의2 등에 규정돼 있다. 시설 이용 개시일 이전에 회원의 사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반환금액은 '이용료-위약금 10%'이며 이용개시일 이후 중도해지 시 '이용료- 경과일수 일할 공제-위약금'이다.

다만 이 같은 관련 법령에선 위약금과 반환대금 계산 방식만을 규정할 뿐 일할 공제의 기준이 되는 이용료가 '정상가'인지 '계약 당시 할인가'인지 여부에 대해 명시되지 않아 해당 규정을 적용하더라도 현장에선 유사 분쟁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사 사례에 대한 하급심 판결례를 살펴보면 일관적이지 않으나 사업장이 환불 기준으로 고지한 '정상가'가 오로지 환불 공제를 위한 명목상 기준금액이 아닌 단기 이용고객에게 실제 적용되는 이용대금일 수 있다고 봤다. 계약 체결 당시 환불 기준이 구체적으로 고지·설명돼 합의된 경우 해당 정상요금을 전제로 산정된 환불금액이 정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소비자는 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명시된 위약금과 해지 시 환불 기준에 대해 꼼꼼히 살펴 상호간 의미를 명확히 해야 한다. 부당한 부분에 대해선 협의·변경 여부를 확인하는 등 장기이용계약에 신중해야 한다.

조연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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