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외개방·내부통제 '투트랙'…관광법·검찰조직법 채택

김지연 2023. 9. 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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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봉쇄를 해제한 북한이 대외개방은 확대하되 내부통제는 강화하는 '투트랙' 대응 전략을 펴는 모습이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관광법과 검찰기관조직법, 상품유통법 등을 채택했다.

북한이 이번에 검찰기관조직법과 상품유통법 등 내부 시스템 통제를 강화하는 법률을 같이 채택한 것도 사회 분위기 이완을 우려하는 북한의 경계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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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맞이 준비하는 동시에 귀국민에 의한 사회 이완 경계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전원회의 개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27차 전원회의가 30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되었다고 31일 보도했다. 2023.8.3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국경봉쇄를 해제한 북한이 대외개방은 확대하되 내부통제는 강화하는 '투트랙' 대응 전략을 펴는 모습이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관광법과 검찰기관조직법, 상품유통법 등을 채택했다.

관광법은 '국제관광 확대'를 위한 것으로 개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검찰기관조직법과 상품유통법은 국경봉쇄가 풀리면서 생길 수 있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목적으로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법안 채택은 북한이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를 3년 7개월 만에 해제한 것과 맞물려 주목된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달 26일 방역 등급을 조정한 결정에 따라 해외체류 자국민의 귀국을 승인했다고 밝혔는데, 국경봉쇄 조치를 수반하는 '특급' 단계에서 국경통행 등을 제한하는 '1급'으로 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채택된 관광법은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과 동시에 국제관광을 확대하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보장"하는 문제가 담겼다. 현재 자국민의 귀국만 허용한 상황을 넘어 외국인의 입국에도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북한은 대북제재 그물망에서 비켜 있어 외화벌이 통로가 될 수 있는 관광산업을 꾸준히 갈고닦아왔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관광지인 남포 일대를 정비하거나 올가을에 열릴 골프대회에 참가할 외국인을 모집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을 염두에 둔 동향이 포착되고 있다.

북한, 첫 관광기념품 전시회 개최 (평양 조선신보=연합뉴스) 북한이 제1차 평양시 관광기념품전시회를 개최했다고 조선신보가 6일 전했다. 사진은 인민봉사지도국 옥류기념품사업소에서 출품한 도자기 제품. 2023.1.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다만 보수적인 북한의 방역정책과 외부 문물 유입에 대한 경계 기조로 볼 때 국경개방은 점진적으로 확대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이번에 검찰기관조직법과 상품유통법 등 내부 시스템 통제를 강화하는 법률을 같이 채택한 것도 사회 분위기 이완을 우려하는 북한의 경계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검찰기관조직법과 관련해 검찰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높이기 위한 목적 아래 "각급 검찰기관들의 조직과 활동원칙, 사업체계와 질서 등의 문제들이 반영됐다"고 언급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검찰의 조직·처벌 권한이 형해화된 부분이 있어 이런 부분을 조직·기능적으로 보강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북한은 상품유통법에 대해서는 "상업망의 조직운영과 상품의 확보, 공급 및 판매를 비롯해 상품유통 전반에 대한 국가의 조절통제력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귀국하지 못한 채 해외에서 오래 머무는 동안 각종 정보를 접하고 외화를 벌어들인 자국민들이 최근 무더기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생길 수 있는 불법 상행위나 외국문물 유포 등 '불순' 요소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

팬데믹 기간에 오히려 사상문화 통제의 고삐를 바짝 조였던 흐름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 청년교양보장법(2021), 평양문화어보호법(2023) 등 자칫 체제 수호에 위협이 될 외부 문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새로운 법을 꾸준히 도입해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부교수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직은 중국, 러시아와의 항공 운항 재개는 해외에 남아있는 북한 주민들을 본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임시 방편적인 성격이 강해 보인다"며 귀국한 이들이 격리와 동시에 강도 높은 사상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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