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송강호·강동원·임시완… 9월 극장가, 누가 웃을까 [김유림의 연예담]

김유림 기자 2023. 9. 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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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다양한 소재의 한국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사진은 배우 이선균, 송강호, 강동원, 임시완(왼쪽부터). /사진=장동규 기자, 임한별 기자
추석을 앞두고 다양한 소재의 한국영화가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이선균, 정유미 주연의 '잠',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 가짜 퇴마사로 변신한 강동원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영화 '1947 보스톤' 등 한국영화들이 9월 극장가를 장악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까운 곳에서 다가오는 공포… 영화 '잠'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다. 영화는 2023년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제56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됐다. 전 세계 유수 영화제의 잇따르는 러브콜 소식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소재에 독특한 설정을 더해 탄생한 현실 공포, 그리고 믿고 보는 배우 정유미, 이선균의 지금껏 보지 못한 강렬한 연기 변신에 쏟아지는 국내 호평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몽유병으로 인해 자는 동안 이상행동을 보이는 남편 '현수'(이선균 분)와, '현수'를 바라보며 아픔을 느끼고 '현수'를 고치기 위해 분투하는 아내 '수진'(정유미 분)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끈다. 남편과 밤마다 한 침대에 눕는 '수진'이 '현수'의 몽유병 증세를 겪으며 느끼는 공포와 점점 광기에 사로잡혀가는 모습을 그렸다.

홍상수 감독 연출작 '첩첩산중'과 '옥희의 영화', '우리 선희' 등에서 호흡을 맞춘 이선균과 정유미는 영화 '잠'으로 4번째 호흡을 맞춘다. 정유미는 "작품 안에서 일상적인 부부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선균 오빠에 대한 믿음이 굉장히 컸다. 오빠가 내가 뭘 해도 잘 받아주더라. 그런 배우를 만나서 연기한다는 게 신기하다"며 만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9월6일 개봉.


영화 촬영장에서 일어난 소동극 …영화 '거미집'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호평과 함께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거미집'은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작품마다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와 장르를 비틀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업그레이드 해 온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다.

1970년대의 영화 촬영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거미집' 은 악조건 속에서 영화를 만들어가는 배우들과 스태프, 제작자와 감독 등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개성과 욕망을 그려냈다. 여기에 걸작을 만들고 싶은 연출자 '김감독' 역의 송강호를 비롯해 베테랑 배우 '이민자' 역의 임수정, 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 역의 오정세, 제작사 신성필름의 후계자 '신미도' 역의 전여빈,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 역의 정수정까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조합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화를 통해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는 5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까지, 무려 25년의 세월을 관통해 이어진 인연이다. 이 영화들은 모두 화제를 일으키거나 흥행에 성공해 김지운-송강호가 '믿고 보는 조합'임을 입증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9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송강호씨는 영화의 신을 완성시키는 위력을 가지고 있는 유일무이한 배우이고, 제 영화의 구세주"라고 언급했다. 송강호는 "(김 감독은) 장르적인 변주를 통해 새로운 영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다. 김 감독은 헤어나올 수 없는 '거미집'과 같다"고 언급해 기대를 모았다. 9월27일 개봉.



강동원의 오컬트 코믹 액션… 영화 '천박사'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분)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 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진=CJ ENM 제공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영화 '기생충' '헤어질 결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조감독을 맡았던 김성식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브로커' 이후 1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강동원은 극 중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를 연기한다. 천박사는 귀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상대한다는 신념으로 가짜 의식을 일삼아 왔지만, 강력한 것에 빙의 된 소녀의 사건을 의뢰받으며 변화하는 인물이다. 강동원은 화려한 말솜씨부터 시원하게 휘두르는 칼 액션까지 폭넓게 소화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여기에 천박사와 함께 진짜 사건에 뛰어든 '유경' 역 이솜, 천박사의 기술직 파트너 '인배' 역 이동휘, 천박사와 오랜 인연의 골동품점 CEO '황사장' 역 김종수의 유쾌한 팀플레이가 기대를 모은다. 뿐만 아니라 좌중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발산하는 '범천'은 독보적 카리스마의 배우 허준호가 맡아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9월27일 개봉.


韓최초 국가대표 마라토너의 실화… 영화 '1947 보스톤'


영화는 1946년 해방 직후 전설의 마라토너 손기정(하정우 분)과 신예 마라토너 서윤복(임시완 분)이 국가나 단체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올림픽 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을 그렸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콘텐츠지오 제공
배우 하정우, 임시완이 실존인물들과 높은 싱크로율로 추석 극장가에 울림을 선사할 채비를 마쳤다. 영화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렸다. 영화는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강제규 감독의 신작으로,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 선수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영웅 '서윤복' 선수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추격자' '국가대표' '암살' '아가씨' '터널' '1987' '신과함께' 시리즈 등 연기력과 흥행력을 겸비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 하정우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1947년 보스턴의 기적을 이끄는 '손기정' 감독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을 발산한다. '변호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비상선언' '미생' '런 온' '트레이서' 등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차세대 연기파 배우 임시완이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불굴의 마라토너이자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국가대표 '서윤복'으로 분해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된 열연을 펼칩니다.

여기에 '이끼' '국제수사' '스위트홈' '마이네임''킹덤'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한 개성파 배우 김상호가 보스턴 현지에서 국가대표팀을 돕는 재정보증인 '백남현' 역을 맡아 극에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강제규 감독은 "광복 이후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굉장히 빈곤했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과정에서도 배고픔이 가장 큰 적이 됐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국가나 단체에서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며 "굉장히 혼란한 시기에 원대한 꿈을 펼쳐보자 꿈을 가진 세 마라토너의 도전, 열정, 희생 이런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 시대정신이 힘들게 살고 있는 많은 국민들에게 시사하는 바, 울림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9월27일 개봉.

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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